(사회)’3대 가족모임’ ‘실외 취식’..거리두기 해제 첫 주말 나들이객 북적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후 첫 주말인 2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시민들이 나들이를 즐기고 있다. © 뉴스1 김정현 기자

(서울=뉴스1) 김진 기자,김정현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후 첫 주말인 23일 서울 도심 곳곳은 나들이를 나온 시민들로 북적였다. 서울 주요 명소마다 사람이 몰렸고 맛집에는 수십명의 대기줄이 형성되는 등 코로나 전의 활기를 되찾은 듯한 모습이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강공원은 오전부터 주말의 여유를 만끽하려는 나들이객으로 가득했다. 나무 그늘이 드리워진 곳마다 자리를 잡은 나들이객들은 삼삼오오 둘러앉아 이른 점심을 먹거나 이야기꽃을 피웠다.

어린 자녀를 태운 유모차를 끌고 나오거나, 반려견과 함께 산책하는 모습도 보였다. 10명 안팎의 많은 인원이 모여 앉아있기도 했다.

조부모부터 손자, 손녀까지 3대가 나들이를 나왔다는 김수영씨(39)는 “오랜만에 밖에서 가족모임을 하게 됐다”며 “코로나 때문에 몇 년 동안 이런 여유를 누리기가 어려웠는데 참 다행”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영등포구 주민 신지원씨(37·여)는 “오늘 날씨도 좋다고 해 아이와, 아이 친구 가족과 함께 나왔다”며 “밖이라고 해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있었을 때는 심리적으로 거리낌이 좀 있었는데 이제는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인근 패스트푸드점에서 음식을 산 후 야외테이블에 자리 잡은 한모씨(22·여)는 “(거리두기 해제 후) 첫 번째 주말이라 사람이 너무 몰리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 놀러 왔다”며 “커피를 마시면서 산책할 수 있게 실외에서 마스크 의무도 해제되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지난 18일 거리두기 해제 이후에도 마스크 착용 의무가 유지되는 만큼, 나들이객 대부분은 음식을 먹을 때를 제외하고 마스크를 착용했다. 하지만 운동을 즐기는 시민 중 일부는 마스크를 완전히 벗은 채 이동하기도 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후 첫 주말인 23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롯데월드타워 인근에서 3년 만에 열린 수직마라톤 대회 참가를 위해 대기하고 있다. © 뉴스1 김진 기자

송파구 신천동 롯데월드타워 주변에는 거리두기 해제로 3년 만에 개최된 ‘수직 마라톤 대회’ 참가자들이 몰렸다. 123층까지 계단을 이어 달리는 이 행사는 다른 장소에서 비대면 형식으로 참가하는 이들까지 포함해 총 2000여명이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인근 광장에서 몸을 풀거나, 사진을 찍으며 입장 순서를 기다렸다. 대규모 인원이 참여한 행사가 오랜만에 열리자 신기한 듯 구경하는 시민들도 많았다.

친구와 함께 입장 대기 중이던 강모씨(28)는 “코로나가 한창 심할 때 집에만 있으면서 살이 많이 쪘는데, 이제 다이어트를 할 겸 참가했다”고 말했다. 강씨는 “코로나 전에도 다른 마라톤 대회에 종종 참가했었다”며 “지금 마스크를 끼고 있긴 하지만 이렇게 사람들이 많이 나와 있는 걸 보니 신기하다”고 말했다.

강남구 역삼동 강남역 일대에도 점심시간 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음식점과 카페마다 손님들로 가득 찼다.

유명 맛집 앞에는 20여명이 별도의 거리두기 없이 길게 줄을 늘어섰고, 카페 야외테이블에도 손님이 몰렸다. 마스크를 턱에 걸친 채 커피를 마시며 걷거나, 길을 걸으며 빵을 먹는 시민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후 첫 주말인 23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유명 식당 앞에서 시민들이 거리두기 없이 줄을 서 있다. © 뉴스1 김진 기자

거리두기 해제로 참석 인원과 식사 제한이 완전히 사라진 결혼식장도 생기를 되찾았다.

여의도의 한 결혼식장 건물 앞에는 지방에서 단체 하객을 싣고 온 버스가 도착했고 전국 각지에서 모인 친인척과 지인들이 곳곳에서 반갑게 인사하는 모습도 보였다.

경북 안동에서 온 김지용씨(34)는 “간만에 서울에서 열리는 결혼식에 왔다”며 “앞으로 결혼식이 많아지면 축의금 걱정도 되긴 하지만, 예전처럼 북적거리고 제대로 축하해 줄 수 있는 분위기가 돼서 좋은 것 같다”고 웃었다.

결혼식장에 입장하는 인원수를 세는 직원도 찾아볼 수 없었다. 지난해 거리두기 4단계 당시에는 99명, 거리두기 해제 직전에는 300명까지 입장 인원이 제한되면서 직원들은 하객 수를 일일이 세며 출입을 통제했지만 이제는 코로나 이전의 모습을 되찾은 것이다.

식사가 제한됐을 당시 이를 대체했던 답례품 문화도 사라지고 있다. 결혼식장의 한 직원은 “주말에 잡힌 결혼식 중 답례품을 따로 준비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귀띔했다.

soho090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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