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4시 강남클럽 발 디딜 틈도 없었다…’주취 대란’ 덮친 주말

거리두기 전면 해제 후 첫 주말인 24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거리가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뉴스1

“코로나19 터지고 야외에서 이런 여유는 처음 즐기는 거 같아요.”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되고 맞는 첫 주말인 24일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만난 30대 직장인 경모씨의 말이다. 잔디밭에 돗자리를 깔고 휴식을 취하던 경씨는 “잠깐이라도 마스크를 벗고 바깥 공기를 쐬니 홀가분하다”며 웃었다.

이날 오후 2시쯤 반포한강공원은 나들이를 나온 시민들로 북적거렸다. 잔디밭 나무 밑에 텐트나 돗자리를 펴고 자리 잡은 시민들은 배달 음식 등을 삼삼오오 나눠 먹으며 여유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인근 주민 60대 여성 A씨는 “이렇게 많은 사람을 보니 거리 두기가 풀렸다는 게 확 실감 난다”고 말했다.


‘거리 두기 해제’에 도심 북적거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후 첫 주말인 23일 밤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이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뉴시스

주말인 이날 서울 강남역 등 도심 곳곳은 인파로 붐볐다. 낮 12시쯤 찾은 강남역의 한 한식당은 전체 좌석(34석)이 손님으로 꽉 찼다. 50대 종업원은 “한동안 주말마다 한산했던 거리에 생기가 도는 느낌”이라며 “거리 두기 해제 후 손님이 확실히 늘었다”고 말했다.

약 2년 1개월 만에 ‘불금’ ‘불토’를 맞은 클럽이나 유흥주점 등은 문전성시를 이뤘다고 한다. 이날 오전 클럽 관련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강남은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간 거 같다. 헌팅 포차나 클럽에 사람이 바글바글했다”는 후기가 올라왔다. 이 글에는 “서울 이태원도 마찬가지로 사람이 많았다” 등과 같은 댓글이 속속 달렸다. ‘24일 오전 4시 30분 실시간’이라며 올라온 강남의 한 클럽 사진에는 발 디딜 틈 없이 사람이 들어찬 클럽 내부 모습이 담기기도 했다. 칵테일 바 사장 30대 오모씨는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지난해 오픈했는데, 개업 이래 이렇게 손님이 많은 적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다만 도심이 활기를 되찾으면서 ‘주취 대란’이 벌어지고 있다는 하소연도 나온다. 택시기사 40대 구모씨는 “만취 손님이 다시 늘면서 시비 걸거나 구토하는 손님이 많아졌다”며 “요새 택시 기사끼리 만나면 ‘토하는 사람이 너무 많다’는 말을 한다”고 전했다.


확진자와 비확진자 분위기 ‘역전’?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후 첫 주말인 24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서 관중들이 육성 응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상 회복 단계로 접어들면서 코로나19 확진자들은 해방감을 즐기는 분위기다. 최근 코로나19에 걸렸던 직장인 김모(32)씨는 최근 확진 경험이 있는 친구들과 함께 여행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한다. 김씨는 “한동안 감염 걱정을 안 해도 될 것 같아 이럴 때 다녀오려고 일정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코로나19 비확진자들은 처지가 뒤바뀌었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직장인 이모(31·여)씨는 “확진자들이 ‘맘 편하다’고 할 때마다 이제는 부러운 생각마저 든다”며 “카페만 가도 마스크를 벗고 있는 사람이 많아 ‘알아서 피해야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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