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北외무성, 중국·러시아 편들며 “美, 위선의 극치”

21일 (현지시간) 러시아군의 포격을 받은 우크라이나 하르키우 공장이 연기로 덮여 있다.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이설 기자 = 북한이 우크라이나 사태, 대만 독립 문제 등을 두고 우방국인 중국·러시아 편에서 미국에 대한 비난 수위를 높였다. 북한은 최근 미중·미러 간 갈등 상황에서 무조건 이들 우방국 편을 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북한 외무성은 23일 ‘대량학살 민족 말살의 원흉 미국’이란 글에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최근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민간인 집단학살(제노사이드)을 거론한 데 대해 “미국이 ‘민족 말살’이란 문구를 입에 올릴 자격이 있단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외무성은 “사람들은 민족 말살이 화제에 오르면 아메리카대륙 원주민들을 말살하고 그 시체 위에 생겨난 미국의 역사부터 상기하곤 한다”며 “그들에게 아메리카대륙 원주민인 인디언들 사람이 아니었으며 그들이 살고 있던 땅은 동물들이 서식하는 ‘무인지대’나 다름없었다”고 지적했다.

외무성은 “미국이 우크라이나 사태를 ‘민족 말살’이라고 비난하는 건 위선의 극치”라며 “무고한 인류의 희생과 피로 살찌고 생존해오고 있는 미국은 어떤 경우에도 ‘대량 학살’ ‘민족 말살’을 입에 올릴 수 없다”고 주장했다.

외무성은 이날 조중(북중)민간교류촉진협회 회장 명의 글을 통해선 최근 대만을 방문한 미국 양당 의원들이 ‘자유와 민주주의에 대한 강력한 지원’을 약속한 사실을 거론, “대만 문제는 철두철미 중국의 내정 문제”라며 중국 편을 들었다.

외무성은 “미국의 속심은 불 보듯 명백하다”며 “중국을 억제하는데 기본과녁을 둔 인디아(인도)·태평양 전략 실현의 전초기지로 대만을 써먹으려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

외무성은 특히 “최근 미국 정객과 언론들이 대만 문제를 억지로 우크라이나 사태와 결부시키면서 ‘중국의 대만 침공’에 대해 요란스럽게 떠들어대고 있는 것도 국제적 범위에서 반(反)중국 여론을 환기시키고 ‘대만 독립’ 세력에 대한 지지를 정당화하며 대(對)중국억제 전략을 다그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외무성은 “미국은 대만문제를 중국 발전을 억제하는 무기로만이 아니라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패권유지를 위한 동맹규합 수단으로 이용하려 하고 있다”며 “세계 패권을 유지하려는 미국의 야망은 조선반도(한반도) 지역의 위태로운 정세 긴장을 더 촉진시킬 수 있는 위험성도 내포하고 있다”고 밝혔다.

sseo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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