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與 ‘공무원 北 피살사건’ TF 맡는 하태경, 우상호와 전초전..”文 6시간·월북몰이 규명”

2020년 9월 서해상 실종 후 북한군에 사살·시신훼손을 당한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故) 이대준씨에 대해 문재인 정권 시절 내려진 ‘자진 월북’ 판단이 근거 부족으로 드러난 가운데, 국민의힘은 당내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 진상규명TF(태스크포스)’를 발족해 정부의 진상규명 노력에 가세하기로 했다.

국민의힘은 19일 허은아 당 수석대변인 논평으로 이틀 전 감사원의 국방부 및 해양경찰청 감사 착수 사실을 거론하며 이같이 밝혔다. 허 수석대변인은 “국민의힘은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 진상규명 TF를 발족해 묻혀진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노력할 것”이라며 “더불어민주당은 사건의 보고와 처리 과정에서 한치의 숨김도 없이 떳떳하다면 당시 자료를 모두 공개하는 데 적극적으로 협조하면 된다”고 했다.

TF 단장으로는 국회 정보위원회 국민의힘 간사를 맡았던 하태경 의원이 내정됐다. 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 공식 페이지를 통해 “오늘 당으로부터 해수부 공무원 월북몰이 진상규명TF(가칭) 단장을 맡아달란 요청을 받았다”며 “이대준씨가 피살된 날 문재인 정부가 방치한 ‘6시간의 진실’과, 북한군에 의해 무자비하게 살해당한 우리 국민을 ‘월북’으로 둔갑시켜 인격살해한 사건 진실을 반드시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허 수석대변인은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의 피해자가 월북 공무원에서 ‘월북’이란 꼬리표를 떼고 ‘공무원’으로 돌아오는 데 2년이란 시간이 걸렸다”며 전날 고인 유가족의 한 언론 인터뷰를 거론, “(사건) 당시 10대 소년이었던 고인의 아들은 ‘대통령이 하는 말은 하늘’이라 믿었던 나라로부터 배신감과 상처를 받았다. ‘월북자란 누명을 쓴 채 고인의 장례를 치를 수 없었다’는 말에선 나라에 대한 원망과 억울함이 그대로 묻어났다”고 밝혔다.

그는 “그럼에도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한 가족의 인권을 두고 ‘정략적인 공격’ 운운하며 ‘문재인 죽이기, 전 정권 죽이기’라 치부하고만 있다. 그때나 지금이나 억울한 죽임을 당한 국민의 인권을 대하는 민주당의 인식은 한치의 변화도 없다”면서 “과거 청와대 지침에 따라 희생자가 자진월북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발표했다는 보도까지 나온 마당에, 여야를 떠나 고인과 유가족의 명예를 회복하고 아픔을 보듬기 위해선 명명백백하게 진실을 밝혀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는 끝까지 국민의 편에 서겠다. 국민의 인권을 지키기 위한 이 노력에 ‘인권 정당’을 표방하는 민주당도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야당을 재차 압박했다. 반면 우 비대위원장은 이날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여당의 ‘진상규명 방해’ 비판과 대통령 지정 기록물 공개를 요구를 신(新)색깔론으로 규정하며 “(월북 판단을) ‘믿을 수 없다’고 하는 가족 때문에 대한민국의 첩보 기능, 여러 다양한 정보기관에서 취합한 내용을 공개하냐”고 반발했다.

뿐만 아니라 우 비대위원장은 미공개 상태인 청와대 소관 핵심 정보 관련 “이 첩보 내용은 당시에 국회 국방위나 정보위에서 여야 의원들이 다 같이 열람했다”며 “당시에 지금 여당 의원들도 다 보고 ‘월북이네’ 이렇게 얘기한 적이 있는 걸 다 알고 있다. 어떻게 이런 내용을 정쟁의 내용으로 만드냐”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하 의원은 거듭 페이스북으로 “2020년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 직후 국방위와 정보위 위원들이 첩보내용을 열람한 뒤 ‘월북이 맞다’고 인정했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새빨간 거짓말”이라며 “당시 국방위원과 정보위원을 겸하고 있었던 제가 정확하게 안다”며 “여야 의원들은 첩보 내용을 열람한 사실이 없다. 첩보내용에 대해 국방부 장관과 국가정보원장이 설명하는 보고를 들었을 뿐 직접 확인한 사실이 없다”고 정면 반박했다.

그는 “저는 피살된 공무원이 월북을 기도했다는 정부의 발표에 대해서 1년 9개월 동안 줄기차게 반론을 제기해왔다”면서 “당시 모든 저의 메시지와 국정감사 질의, 출연했던 방송 등을 통해 해당 첩보는 월북으로 단정하는 근거가 될 수 없다고 강력하게 반박해왔다. 우 비대위원장은 거짓선동을 당장 중단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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