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대장동 보궐, ‘안랩’ 안철수냐 ‘윤심’ 박민식이냐..민주는 김병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선 후보 때인 지난해 12월 27일 오후 경기 성남 분당구 대장동 현장을 방문해 특검 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원희룡 전 지사 등과 함께 개발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6·1지방선거를 앞두고 현역 국회의원들이 광역자치단체장 출마를 확정 지으면서 최소 5곳에서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치러진다. 더불어민주당의 광역단체장 후보 경선이 마무리되고, 이상직 무소속 의원의 대법원 확정판결이 이달 안에 나올 경우 격전지는 최대 10곳까지 늘어나게 된다. ‘미니 총선’이란 말이 나오는 이유다.

가장 큰 주목을 받는 곳은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경기지사에 출마하면서 비게 된 경기 성남 분당갑이다. 분당갑은 20대 대선을 거치면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에게 정치적으로 상징적인 지역구로 부상했다. 특혜 개발 의혹이 불거진 대장동과 백현동이 자리 잡은 곳이기 때문이다. 방어해야 하는 민주당과 공세를 펼쳐야 하는 국민의힘 모두 양보할 수 없는 지역구인 것이다.

민주당에선 김병관 국회의장 비서실장이 출마할 가능성이 높다. 그는 분당갑 내 판교에 있는 게임회사 웹젠의 이사회 의장이다. 김 실장은 2016년 20대 총선에서 분당갑에서 당선됐지만, 21대 총선에선 김은혜 의원에 밀려 낙선했다. 이재명 전 경기지사의 출마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주변에선 “현재로선 계획이 전혀 없다”고 밝히고 있다.

김병관 국회의장 비서실장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던 2020년 3월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전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뉴스1

관건은 국민의힘 후보가 누가 될 것인지다. ‘윤심(尹心)’의 박민식 전 의원과 ‘안랩’의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거론되고 있다. 분당갑의 상징성을 고려해 당 지도부가 전략공천할 가능성도 있어, 후보 결정엔 당내 역학관계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역할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박 전 의원은 지난 대선 때 선거대책본부 전략기획실장으로서 윤 당선인의 선거를 도왔다. 대선 이후엔 특별보좌역을 맡아 일한 윤 당선인의 최측근 인사다. 국민의힘 내에서 박 전 의원이 후보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다수 의원이 보는 데엔 ‘윤심’에 대한 고려가 있다. 일부 ‘친윤’(윤 당선인과 가까운 인사) 그룹에서도 ‘박민식 차출론’을 언급한다.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검사 출신이라는 점도 분당갑 후보로서 박 전 의원의 강점으로 평가받는다. 대장동·백현동 특혜 개발 의혹을 파헤칠 수 있는 인물이라는 것이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정국에서 검사 출신 의원이 더 필요하다는 주장도 당내 일각에서 나온다.

박민식 전 의원. 뉴스1

그러나 지역구를 갑자기 바꾼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을 수 있다. 박 전 의원은 부산 강서갑에서 18·19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현재도 그곳 당협위원장이다. 박 전 의원은 25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오히려 부산 지역에서 2년 뒤 총선을 기다리기보다는 국회에 들어가 당장 전력(戰力)으로 활동하길 바라는 분위기도 주변에 있다”고 말했다.

안철수 위원장은 아직까진 분당갑 출마 가능성을 피력한 적은 없다. 그러나 주변에선 그의 향후 정치 행보를 고려했을 때 출마를 시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안 위원장과 가까운 인사는 “안 위원장의 출마 가능성은 주변 분위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본인도 염두에 두지 않을 수는 없는 상황일 것”이라고 말했다.

안 위원장 입장에서 당장 국회의원 ‘배지’가 필요하다는 분석도 있다. 안 위원장 주변에선 내년 국민의힘 당대표에 선출되고, 2024년 총선을 승리로 이끌어, 차기 대선에 재도전하는 그림을 최상의 시나리오로 보고 있다. 국민의힘 내 세력이 약한 안 위원장이 당대표로 뽑히기 위해선 원외에 있는 것보다는 의원 신분이 유리하다고 주변에선 분석한다.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이 25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인수위원회에서 열린 코로나비상대응특위 제16차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안 위원장이 최대 주주로 있는 안랩의 본사가 판교에 있다는 점도 분당갑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는 이유 중 하나다. 안 위원장이 대선주자급 인지도를 가졌다는 점도 강점이다. 분당갑은 21대 총선에서 김은혜 의원이 김병관 실장을 겨우 0.8%포인트 차로 이겼을 만큼 국민의힘 입장에서도 쉽지 않은 지역구다. 이런 이유로 박 전 의원에 비해 높은 인지도를 가진 안 위원장이 출마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당내엔 있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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