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지선 끝나자 국민의힘 당권 경쟁 개막..공부모임 만들고 북콘서트 열고

국민의힘 김기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지방선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유력 당권주자들이 공부모임, 포럼 등을 조직하기 시작한 것으로 6일 확인됐다. 내년 전당대회를 앞두고 의원들을 대상으로 물밑 작업에 들어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6·1 지방선거가 끝남과 동시에 국민의힘 내 당권 경쟁도 불이 붙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당내 싱크탱크’를 표방하며 ‘혁신24, 새로운 미래’(약칭 새미래) 출범을 추진한다. 지난 3일 당 소속 의원 전원에게 모임 참여를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새미래는 21대 국회 전반기 초·재선 의원 30명 정도가 참여했던 의원 공부모임 ‘금시쪼문’(금쪽같은 시간을 쪼개 문제를 해결한다)을 확대 개편한 조직이다. 김 의원은 이 모임에서 부동산·일자리 등 민생 경제, 기후·에너지, 인구변화, 한반도, 정치혁신 등 5대 핵심 과제를 격주 수요일마다 논의하기로 했다.

경기 성남 분당갑 보궐선거로 국회에 입성한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도 포럼 출범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 의원측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 통화에서 “일정이나 내용은 기획 단계에 있다. 이르면 이달 내 첫 번째 모임을 갖는 것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의원들 역시 별도의 공부모임을 만들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과 안 의원이 공부모임 등 만들기에 뛰어들면서 자연스레 당권 경쟁도 막이 오르는 분위기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공부모임 열풍은 당권 경쟁의 전초전 성격도 있다”며 “단순히 공부하려는 차원 이상으로 의원들과 스킨십을 늘리기 위해서 만드는 것으로 보여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공부모임이 당권 주자의 생각과 공약 등을 의원들과 공유하는 장이 되는 셈이다.

경기 성남 분당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승리한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5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캠프 해단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의원과 안 의원 외에 권성동 원내대표, 정진석 전 국회부의장, 주호영 전 원내대표, 조경태 의원, 나경원 전 의원 등도 차기 당권주자로 거론된다. 권 원내대표와 정 전 부의장은 윤석열 대통령과 가까워 ‘윤핵관’(윤 대통령측 핵심 관계자)으로 분류된다. 두 사람 모두 출마시 원만한 당정 관계를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주 전 원내대표와 조 의원은 지난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맞붙었던 당권 주자다. 권 원내대표나 정 부의장과 달리 국민의힘의 전통적 지지기반인 대구·경북(TK)과 부산·울산·경남(PK) 출신 의원이라는 점에서 강점이 있다.

나경원 전 의원도 차기 당권주자 중 하나로 거론된다. 나 전 의원은 지난 2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난 좀 미련한가보다. 그저 당과 국가를 위해서는 나를 위한 계산은 미루어 둔다”며 대통령 취임식에 초청받지 못한 아쉬움을 에둘러 드러냈다.

유승민 전 의원도 기지개를 켰다.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지사 후보와 경선에서 패한 유 전 의원은 침묵을 이어오다 지난달 31일 본인의 저서 <야수의 본능으로 부딪쳐라> 북콘서트를 연다는 계획을 밝혔다. 오는 11일 열리는 북콘서트에서 유 전 의원은 향후 자신의 정치 계획 등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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