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청문회서 고함친 이수진… 일부 민주 지지자 “술취했나”


한동훈 인사청문 후폭풍… 망신 당한 처럼회 의원들

조선일보

지난 9일 국회에서 열린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민주당의 강경파 초선 의원들이 실수를 남발해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 이수진(왼쪽) 의원은 질의하면서 여러 차례 고성을 질러 친민주당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서까지 “술 취한 줄 알았다”는 질타를 받았다. 김남국(가운데) 의원은 ‘이모(某) 교수’를 한 후보자 딸의 이모로 착각하고 질의했다. 최강욱 의원은 ‘한국쓰리엠’의 익명 표기(한**)를 한 후보자의 딸 이름으로 잘못 유추하고 공격했다. /TV조선·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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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김남국·김용민·이수진·최강욱 의원 등 ‘처럼회’ 소속 강경파 초선 의원들이 청문회에서 잇따라 헛발질과 실수를 남발하면서 오히려 한 후보자에게 해명과 역공의 기회만 열어주고 여론의 조롱거리가 됐다는 것이다. 이번 인사청문 국면의 하이라이트로 꼽혔던 법무장관 청문회에서 ‘야당 민주당’의 역량 부족만 여실히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왔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개그 콘테스트” “민주당 완패”라고 했다.

한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는 17시간 30분 만인 10일 새벽 3시 30분에 종료됐다. 국민의힘은 청문회 종료와 함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하자고 민주당에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정적인 결격 사유는 드러나지 않았지만, 민주당은 신상 의혹과 관련해 추가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정치적인 임명, 한 후보자의 태도 자체가 문제라는 게 기본 입장”이라고 말했다.

청문회에서 이어진 민주당 의원들의 실수는 내내 인터넷에서 화제가 됐다. 이번 청문회의 키워드는 ‘이모’와 ‘한국쓰리엠’이었다는 얘기도 나왔다. 김남국 의원이 ‘이모(某) 교수’를 ‘이모(엄마의 자매)’로 착각하고 한 후보자의 딸이 이모와 함께 논문을 썼다고 주장한 것과 최강욱 의원이 ‘한**’이라는 익명 표기(한국쓰리엠)를 한 후보자의 딸로 유추하고 공격한 것 등이 망신을 샀다는 것이다.

판사 출신인 이수진 의원은 한 후보자가 대통령 부인 김건희씨와 가까운 사이라는 것을 지적하면서 “(연락할 때) 카톡을 하겠나, 텔레그램을 하겠나”라고 물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웃음을 터트리자 “제 질문이 웃기냐” “웃겨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씨와 자주 연락했다는 지적에 대해 한 후보자가 해명하자 “가만히 계세요! 그만!”이라고 말을 잘랐고, 한 후보자가 “잘 새기겠다”고 하자 “비꼬는 겁니까”라고 했다. 한 후보자가 “당연한 말씀”이라고 하자 “당연해?”라고 했고, “말씀해달라”고 하니 “뭘 말씀해요”라고 짜증 섞인 고성을 냈다. “태도가 문제가 있다” “정말 이런 식으로 할 거냐”라며 한 후보자를 나무라기도 했다. 여러 차례 악에 받친 듯 고성을 지른 이 의원의 질의 태도를 두고 친(親)민주당 성향 네티즌들도 “술 취한 줄 알았다”고 하기도 했다.

처럼회 소속이었다가 민주당에서 탈당한 무소속 민형배 의원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에 대해 한 후보자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한 후보자는 “과거 민주화 운동을 하던 경우에도 민간인을 고문한 사람도 있었지만, 옛날에 그런 일이 있었다고 해서 민주화 운동 전체를 폄훼하지 않는다”고 맞받았다. 이와 관련, 1984년 일부 서울대 학생회 간부들이 ‘프락치’로 의심된다며 민간인 4명을 감금하고 폭행한 사건이 재조명됐다. 윤호중 민주당 비대위원장과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이 사건에 연루돼 실형을 살았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검수완박 국면을 끌어온 처럼회 초선들의 수준을 봤다”며 “이게 민주당의 현주소라는 게 씁쓸하다”고 했다. 민주당 소속 손금주 전 의원도 “강하게 밀어붙일 기회인데 준비가 너무 부족하다”며 “위기의식이 없어 보인다. 답답하다”고 했다.

이날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조국흑서’ 저자 김경율 회계사는 민주당 비판에 열을 올렸다. 그는 최근 최강욱 의원이 연루된 성희롱 의혹과 관련, “민주당은 우선 사건을 은폐하고, 은폐가 시작되면 조작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대장동 주범이 윤석열이라고 뜬금없는 이야기를 지껄였다”고도 해, 민주당 의원석에서 고성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역시 증인으로 나온 친(親)문재인 정부 성향의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은 한 후보자와 채널A 기자가 연루된 이른바 ‘검언유착 사건’과 관련,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보고한 상황에 대해 “(윤 대통령이) 책상에 다리를 얹고 스마트폰 하면서 제 보고서를 ‘좌측 구석에 놓고 가’라고 했다”며 “(한 후보자에게 자료를) 임의 제출받고 안 되면 압수 수색을 하겠다고 하자 (윤 대통령이) ‘쇼하지 말라’고 했다”고 말했다.

여권은 한 후보자 청문회에 대해 맹탕이라고 평가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라디오에서 “결정적 한 방은커녕 약간의 충격을 주는 ‘잽’도 없었다”고 말했다. 법사위 민주당 간사인 박주민 의원은 “몇몇 의원 분들이 자료를 조사하고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좀 오류가 있었던 부분도 있었다”고 인정하면서도, “(한 후보자 측이) 거의 대부분 자료를 제공하지 않았다. 어두운 상황에서 더듬어 나가는 그런 상황이었다”고 해명했다. 법사위 김종민 의원도 “준비 부족이라기보다 초반에 약간 실수가 있었다”고 말했다.

[김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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