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 “출마준비중” 權 “붙어봐야”..고려대 72·80학번 대구시장 ‘빅매치’

지난 2017년 8월 서문시장 4지구 철거현장을 찾아 둘러본 뒤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홍준표 의원.중앙포토

6월 1일 치러지는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대구지역 정가가 들썩이고 있다. 대구시장 입후보 예정자들이 출마를 공식화하면서다. 벌써 선거 분위기가 달아오르는 분위기다.

홍준표 의원 출사표
먼저 경남도지사를 지냈던 홍준표(수성구 을) 국민의힘 의원이 최근 출사표를 던졌다. 홍 의원은 13일 본지에 “(대구시장)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그는 “중앙정치는 윤석열 당선자에게 맡기고 저는 하방을 하고자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자신의 온라인 플랫폼 ‘청년의꿈’에서 “대한민국 리모델링 꿈이 좌절된 지금 제가 할 일은 나를 키워준 대구부터 리모델링하는 것이 맞다는 생각에서 하방을 결심하게 되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홍 의원의 측근은 “(본격적인 대구시장 선거전을 위해) 대구 수성구와 중구를 가리지 않고, 선거사무소를 알아보는 중이다”고 말했다.

권영진 시장 3선 도전
같은 국민의힘에 속한 권영진 대구시장도 일찌감치 3선 도전을 공식화하며 선거를 치를 채비 중이다. 권 시장은 지난해 12월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위대한 (대구)시민들과 함께 위대한 대구 건설을 완성하고 싶다. 다시 한번 시민들의 선택을 구하고자 한다”며 출마를 공식화했다.

권 시장은 대구 수성구 쪽에 선거사무소를 구하는 중이다. 권 시장의 측근은 “홍 의원의 대구시장 출마엔 명분이 없고, 상식에도 맞지 않은 것 같다”며 “그래도 출마한다면 붙어보자는 게 (권 시장 측의) 입장이다”고 말했다.

권 시장은 본지에 “(홍 의원 출마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고, 대구 시민들을 위해 내가 가는길 그대로 뚜벅뚜벅 걸어가겠다”며 “어찌될지 모르지만, 출마하신다면 그땐 그대로 붙어봐야지 않겠나”라고 전했다.

대선 전 만난 홍 의원-권 시장
홍 의원과 권 시장은 고려대학교 선후배 관계다. 홍 의원은 72학번 법과대학 행정학과, 권 시장은 80학번 영어영문학과 출신이다. 권 시장은 홍 의원을 만나면 ‘선배님’ 이라는 호칭으로 부를 정도로 지역에선 각별한 관계로 알려져 있다. 실제 대선 전 대구의 한 식당에서 식사 자리도 가졌다고 한다. 홍 의원의 측근과 권 시장의 측근은 본지에 “선후배의 사적인 식사 자리로, 당시 대구시장 출마와 공천경쟁 등에 대해선 별다른 이야기를 나누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홍 의원과 권 시장의 한판 대결이 공식화되자, 다양한 반응이 나온다. 관련 소식 댓글과 택시 승강장·전통시장 등에선 “권영진 시장 잘하고 있다“ “홍준표 지지”란 우호 여론 외에도 “하방이라고 잘 생각해봐야지” “권씨도 아니지만, 홍씨도 아니다” 같은 부정적 여론도 있다.

현역 정치인 출마설도 나와

‘홍·권 2파전’ 예상 속 굵직한 현역 정치인의 출마설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대표적으로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과 류성걸 의원,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 정상환 국민의힘 법률자문위 부위원장 등이다.

홍의락 전 대구시 경제부시장. 뉴스1

민주당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인사들의 등판설도 자천타천 거론된다. 대표적으로 홍의락 전 대구시 경제부시장의 출마설이다. 보수색이 짙은 대구지역이지만, 대구에 거주하며 대구시 부시장까지 경험해 지역 정서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이밖에 김동식 대구시의원, 서재현 대구 동구갑지역위원장 등의 출마설도 나온다. 정의당은 한민정 대구시당위원장을 일찌감치 대구시장 예비후보로 선관위 등록을 마친 상태다.

대선에 가려졌지만, 6·1 지방선서 일정은 이미 시작됐다. 지난달 1일부터 시·도지사 및 교육감선거 예비후보자등록을 받고 있다. 본선거 일정도 나왔다. 공식 후보자 등록은 5월 12일과 13일 양일간, 선거인명부 확정은 같은달 20일로 정해졌다. 사전투표일은 5월 27일~28일이다. 이번 지방선거엔 17개 선거구 시·도지사를 뽑는다. 226개의 기초자치단체장을, 737개 선거구의 시·도의회의원을 선출한다. 1035개 선거구에서 구·시·군의회 의원을 결정한다.

대구=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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