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국 “8살에 백혈병으로 떠난 아들, 생전 좋아하는 옷 입혀 입관” 눈물 (‘특종세상’)

[스포츠조선닷컴 이게은기자] 배우 김명국이 17년 전 세상을 떠난 아들을 떠올렸다.

9일 방송된 MBN ‘특종세상’에는 김명국의 일상이 공개됐다.

김명국은 길거리 한복판에서 춤을 추는 모습으로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춤의 매력에 빠져 댄스까지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그는 “기성세대와 힙합이 무슨 관계인지 의아해하실 분도 계실 텐데, 기성세대가 젊은이들을 잘 알고 꿈을 키워줘야 하지 않겠나 싶다”라고 이야기했다. 김명국은 힙합 경연 대회 심사위원으로 활약하기도 했다.

김명국이 귀가하자마자 아내는 “나이를 생각해야지. 무릎도 생각해요”라며 걱정했다. 이어 김명국은 “딸이 타국에 있다 보니 아내와 나만 남았다. 미니멀 라이프로 살고 있다”라고 집을 소개했다. 집에는 가족사진이 넘쳐났다. 김명국은 백혈병으로 먼저 떠난 아들을 보며 “아픈 애 같지 않죠?”라며 희미한 미소 지었다. 이어 “백혈병에 걸린 환자가 있다는 건 드라마나 영화 소재인 줄 알았다. 남의 일인 줄 알았다”라고 말했다. 아들이 매일 하고 다니던 목걸이, 도장, 일기장 등이 한 상자에 빼곡히 담겨 있었다.

김명국은 “2000년 (햄버거) 광고를 찍은 후 제가 주목받게 됐는데 두 달 후 아들이 아프기 시작했다. ‘호사다마’라는 말이 정말 맞는 거구나 싶었다. 3월 초 아이가 급성 림프성 백혈병 판정을 받았다. 불행 끝 행복 시작이라고 생각했는데 상황이 녹록지 않더라. 2000년 3월 5일부터 하늘나라로 간 2005년 5월까지 계속 투병 생활을 해왔다”라며 아픈 이야기를 꺼냈다.

이어 “아들은 ‘어린이집 가고 싶다’, ‘집에 가고 싶다’, ‘여행 가고 싶다’는 말을 제일 많이 했다. 생전 좋아하는 옷을 입혀 입관을 했다. 아이들은 꼭 수의를 안 입혀도 되니까… 그렇게 해서 인천 앞바다에 뿌렸다”라며 울먹였다.

김명국은 아내와 19년째 매달 마지막주 일요일마다 조혈모세포 기증 캠페인을 연다고 했다. 조혈모세포는 혈액암 환자의 완치를 위해 꼭 필요한데, 가족 간에도 맞을 확률이 적어 많은 사람들의 기증이 절실하다고. 아들이 백혈병 재발 후 조혈모세포 이식을 받지 못하며 세상을 떠났기에, 더욱 진심을 담아 필요성을 알렸다. 김명국은 “재발 이후 병원에서 조혈모세포 이야기를 꺼냈는데 열흘이 지나도 일치하는 기증자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하더라”라고 당시를 설명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아들을 언급하는 것에 대해 “‘저 사람 또 자식 파네?’라는 얘기가 들릴까 봐 겁도 나고 두렵기도 하다”라는 속내도 전했다. 이어 “내 의도는 전혀 그런 게 아니다. 저의 모든 활동은 환아들을 위해 하는 거다. 아들이 제게 준 유지라고 생각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영상 말미, 김명국이 청년들과 춤을 추며 다시금 활기를 불어넣는 모습이 나왔다. “함께 춤추는 친구들이 아들 같다. 같이 호흡하며 뛸 수 있다는 게 행운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춤을 춘 후 청년들과 이야기하는 표정은 그 어느 때보다 해사했다.

joyjoy90@sportschosun.com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