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전세계 42개국 2103명 확진..원숭이두창 어디까지 왔나

올해 원숭이두창 누적 확진 인원에 따른 국가별 분류. 세계보건기구 제공

원숭이두창(Monkeypox)이 세계적으로 유행하기 시작한 지 약 한 달이 지난 현재 42개국에서 2103명 이상이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7일 세계보건기구(WHO) 발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5일까지 42개 WHO 회원국에서 2103명이 원숭이두창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의심 사례와 사망 사례도 각각 1건 보고됐다. 풍토병화된 아프리카 지역에서 열악한 의료환경 탓에 다수 사망자가 발생했던 것과 달리 WHO는 이번 유행에서 사망 위험은 낮다면서 세계적 위험수준을 중간(moderate) 수준으로 평가했다.

WHO는 “원숭이두창은 새로운 상대, 또는 여러 명 상대와 남성 간 성행위를 한 이들에게 주로 전염되는 경향을 계속해서 보이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WHO는 이번 유행에서 원숭이두창이 성행위에서 체액 접촉으로 인해 번졌는지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면서 정확한 감염자 수는 현재 드러난 것보다는 많을 것이라고 했다.

올해 보고된 원숭이두창 사례는 98%가 지난달 이후 발생했다. 전체의 84%인 1773건이 유럽 지역에서 발생했고 12%인 245건이 미주 대륙에서, 3%인 64건이 아프리카 지역에서 보고됐다. 이외에는 산발적으로 서아시아 지역과 오세아니아에서 발생한 정도다.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지역 확진 사례는 없다. WHO는 이전까지 원숭이두창이 풍토병화 된 국가와 비풍토병인 국가를 구분해 확진자 수를 발표해왔으나 이번 발표에서는 이런 구분을 없앴다.

집계된 확진자 중 99%는 65세 이하 남성이다. 평균 나이는 만 37세며 대부분은 다른 남성과 성행위를 했다고 밝혔다. 기존에는 열이 나거나 림프절이 붓고, 발진이 일어나는 사례가 많았지만 이번 유행에서는 발열 전에 생식기 주변에 발진 등 증상이 나타나고 다른 신체 부위에 확산하는 경우는 적다.

원숭이두창이 나타난 국가에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바이러스 DNA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 WHO는 “유전자증폭(PCR) 검사 결과 이번 바이러스는 (기존 풍토병화 지역인) 서아프리카 계열(West African clade)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원숭이두창은 크게 서아프리카 계열과 중앙아프리카 계열(Central African clade)로 나뉜다.

WHO는 현재로선 일반 대중에게 원숭이두창 전파 위험은 낮다고 평가했다. 다만 개인방역장비(PPE)를 갖추지 않은 의료진에게는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유행에서는 의료진 감염 사례가 보고된 게 없지만 과거에는 관련 사례가 있었기에 조심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또 에이즈 바이러스(HIV) 감염 환자 역시 감염에 취약할 수 있다고도 했다. 기존 사례는 적지만 임신부와 태아에게도 감염 시 악영향이 미칠 수 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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