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뉴스 즉설]김동연, 정진석, 김태흠 충청대망론 다음 주자 누구?

이재명 의원 만나는 김동연 경기지사 당선인. 사진=연합뉴스

6·1 지방선거가 끝나면서 앞으로 충청권을 대표할 맹주가 누가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지방선거 이후 정치적인 보폭을 넓혀가는 충청 출신 인사들이 벌써 눈에 띄고 있어요. 차기 대권 도전과 무관하지 않아 보입니다. 민주당 김동연 경기지사 당선인,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 김태흠 충남지사 당선인의 선거 이후 행보가 심상치 않습니다. 이번 주 뉴스 즉설에서는 잠재적인 충청 대망론 주자들의 움직임을 살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김동연 단숨에 차기 대권 주자로 부상

충청대망론은 충청 출신 인사가 대통령이 됐으면 하는 지역민들의 바램입니다.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를 시작으로 이회창 전 총리, 심대평 전 충남지사, 이완구 전 총리,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으로 이어졌죠. 충청대망론은 수십 년 간 충청지역 대선 판을 달구는 화두였고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당선으로 결실을 맺었습니다. 충청대망론 주자가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입증된 것입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충청대망론 주자들의 이름이 나오고 있죠. 먼저 경제부총리 출신인 김동연 경기지사 당선인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충북 음성이 고향인 김 당선인은 경기지사에 당선되면서 이미 잠룡으로 부상했습니다. 지난 대선에서 출마했다가 막판에 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손을 들어주며 중도하차했죠. 이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였던 것 같습니다.

그는 요즘 언론 인터뷰를 통해 연일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윤석열 정부에 대한 비판은 물론이고 민주당에 대해서도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아요. 8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신임 금융감독원장에 이복현 전 서울북부지검 부장검사를 임명한 것에 대해 비판했습니다. 그는 “금융기관 전체에 아주 막중한 영향력을 가지고 감독하는 기관에 검찰 출신 인사가 들어간다는 건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YTN ‘뉴스라이더’에서는 이재명 책임론을 묻는 질문에 “경기도 전역을 다니면서 민주당에 실망하신 분들 많이 봤다”면서 “민주당이 국민들의, 유권자의 눈높이에 못 맞췄다고 하는 건 저희가 정말 반성해야 된다”고 밝혔습니다.

김 당선인은 경기지사를 발판으로 다시 대권에 도전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온전히 경기지사만 하지 않고 이재명 전 지사가 걸었던 길을 그대로 갈 것이라는 관측이 많아요. 그는 이 전 지사와는 달리 ‘중도 확장성’이 크다는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경기 도정에서부터 승자독식이 아닌 권력을 줄이고 나누겠다”는 말이나 “인수위에 국민의힘 인사도 포함시키겠다”고 밝힌 부분은 신선하게 와 닿고 있습니다. 당내 세력이 많지 않은 만큼 앞으로 언론인터뷰 등을 통해 자주 목소리를 낼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는 지난해 8월 음성에서 대권도전을 선언하면서 충청대망론을 언급하기도 했죠. “고향은 음성이고 외가는 진천, 처가는 공주다. 충청대망론의 취지는 편협한 정치를 넘어 통합으로 가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자기 색깔 내는 정진석 의원 차기 노리나

윤석열 대통령이 ‘충남의 아들’을 자처하며 3·9 대선에서 당선됐는데 1등 공신이 바로 국민의힘 최다선인 정진석(공주·부여·청양) 의원입니다. ‘윤석열의 충청대망론’에 가장 먼저 불을 지핀 사람이죠. 그는 윤 전 총장이 충청도에서 나진 않았지만, 부친 고향이 충남 공주라는 점을 들어 뿌리는 충청도라는 사실을 강조했습니다. 6·1 지선 이후에도 공천관리위원장을 맡아 지방선거 승리를 견인했어요.

이런 정 의원이 지선 이후에도 존재감이 확인되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당선인 시절 일본 특사단장을 맡아 한일관계 개선에 노력하기도 했죠. 그런데 요즘 이준석 당 대표와 연일 난타전을 벌이면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습니다.

사건의 발단은 정 의원이 6일 이 대표의 우크라이나 방문과 혁신위원회 신설 방침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면서부터입니다. 정 의원은 지난 6일 이 대표를 겨냥해 “외교 안보 핵심 관계자 대부분이 난색이었다고 한다. 이 대표가 고집해서 하는 수 없이 외교부가 우크라이나 여당 대표의 초청장을 받아준 모양이다”면서 “자기 정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면 보통 문제가 아니다”고 꼬집었죠.

한마디도 지지않는 이 대표가 가만 있을 리 없죠.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 “어차피 기차는 간다”고 받아 쳤습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군 사조직인 ‘하나회’ 척결하면서 “개는 짖어도 기차는 달릴 수밖에 없다”고 말한 것에 빗댄 표현입니다.

둘 간의 설전은 지난 주 내내 회자됐습니다. 정 부의장은 8일에는 “정치 선배의 우려를 ‘개소리’로 치부하는 만용은 어디에서 나오는 건가”라며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고, 이에 이 대표는 정 부의장이 보란 듯이 ‘육모 방망이’ 사진을 올리고 충남 공천 문제를 언급하며 맞대응 했습니다.

당내에서는 이미 친윤 측과 이 대표 간 전쟁이 시작됐다는 분위기입니다. 정 의원이 차기 당권 도전을 위해 이 대표에 선공을 가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어요. 당 대표에 선출되면 다가오는 22대 총선 공천권을 장악하게 되죠. 그러면 다음에는 자연스럽게 대권 도전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는 시각이 있습니다.

정 의원이 이 대표를 겨냥해 “자기 정치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지만 본인 스스로도 자기 정치를 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 됩니다. 정치권에서 존재감이 확인되면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여권의 강력한 ‘충청 대망론’주자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김태흠 당선인 ‘충청 대망론’ 주자로 성큼

충남지사와 충청대망론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심대평, 이완구, 안희정, 양승조 등 역대 충남지사 4명이 모두 충청대망론 주자로 거론됐죠. 충남지사는 캐스팅 보트를 쥔 중원의 수장이 된다는 점에서 차기 ‘충청 대망론’ 주자에 한발 성큼 다가섰다고 봐야 합니다.

그런 차원에서 국민의힘 김태흠 충남지사 당선인도 차기 대권 주자 물망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김 당선인은 충남 보령에서 성장한 토박이 지역 출신 정치인으로 충남도 정무부지사와 19·20·21대 국회의원을 지냈습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 당 최고위원을 역임한 중진으로 원내대표에 출마하려다가 당의 요청으로 충남지사에 도전했죠.

이 정도 이력이면 기존의 충청대망론 주자들에 비해 뒤쳐지는 게 하나도 없습니다. 그가 밝힌 대로 ‘힘쎈 충남’을 실현한다면 차기 대권 도전도 단순한 ‘희망 사항’만은 아니겠죠. 그는 강력한 충청대망론 주자였던 이완구 전 국무총리의 충남지사 시절 정무부지사를 역임한 이력이 있습니다. 이 전 총리의 충청대망론이 어떻게 성장하고 소멸되는지를 가장 가까이서 지켜봤던 인물이에요. 주변에서는 스타일도 비슷하다고 합니다.

그런 김 당선인이 9일 충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힘쎈 충남 준비위원회’ 출범 기자회견을 통해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습니다. 충청대망론의 뒤를 이을 생각이 있냐는 질문엔 “초선 국회의원들에게 늘 하는 얘기가 국회의원을 하면 대통령의 꿈을 꾸라고 한다”면서도 “저는 꿈을 꾸지 못했다”고 말했죠.

그렇지만 그 다음에 한 말이 여운을 남기고 있습니다. “후배들에게 대통령의 꿈을 가지라는 얘기하는 것은 세 가지 의미가 있다. 첫째는 자기 꿈이 있어야 다듬을 수 있고, 둘째는 꿈이 있어야 관리해나갈 수 있다. 셋째는 대통령 꿈을 가져야 일에 대한 열정이 생긴다. 그게 평소 소신”이라고 밝혔습니다. 행간의 의미를 읽으면 차기 대통령에 대한 꿈을 꾸겠다는 말로 들립니다.

기자회견하는 김태흠 당선인. 사진=힘쎈 충남 준비위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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