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사건건 플러스]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윤 대통령 ‘맹탕’ 경축사..일본 주권 언급은 매우 큰 실언”

■ 방송시간 : 8월 18일(목) 16:00~17:00 KBS1
■ 진행 : 범기영 기자
■ 출연: 이국언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이사장

https://youtu.be/eiiPNcJAQSk

◎범기영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는 내일 중대 고비를 넘을 수 있습니다. 미쓰비시 중공업의 한국 내 자산을 팔아서 배상금을 마련할지, 대법원이 판단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오늘 사사건건에서는 피해자 측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이국언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이사장 나와계십니다. 어서오십시오.

▼이국언 반갑습니다.

◎범기영 광주에서 올라오셨잖아요.

▼이국언 그렇습니다.

◎범기영 멀리에서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일단 대통령이 광복절 기념사, 경축사 그리고 어제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도 관련 발언을 내놓은 바가 있는데 어떻게 들으셨는지 여쭤보겠습니다.

▼이국언 한마디로 일본 기를 살려주고 국민들 화만 돋웠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우선 광복절 경축사는 맹탕 경축사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우리 정부는 한일 간 문제가 지금 최악의 상태에 있다고 했는데 막상 경축사에서, 더군다나 광복절 경축사인데도 불구하고 일제 강제 동원 피해자 문제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 언급이 없었어요. 이렇게 보면 정부가 상황보다 사실은 요란했던 것 아닌가. 아니면 유언비어를 유포해왔던 것 아닌가. 이 상황이 마치 그런 것처럼 과도하게, 이런 생각이 들고. 그다음에 어제 취임 100일 기자회견이 있었는데, 대통령 입에서는 해서는 안 될 말씀을 하셨어요. 그러니까 강제 동원 문제 어떻게 해결됐으면 좋겠느냐고 하는 일본 기자 질문에, 이게 지금 일본 주권과 충돌하는 문제, 이걸 피하는 방법에서 해결책을 찾겠다고 했는데, 대법원은 배상 판결 그리고 그에 따른 강제 집행 문제는 전적으로 대한민국 사법 주권의 영역이지, 이 문제에 일본 주권이 언급돼야 될 이유 자체가 없는 것이죠. 이것은 매우 큰 실언이고 지금까지 보지 못한 큰 말실수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범기영 광주에 피해자분들이 아직 생존해 계실 테고, 그분들이 혹시 이 상황을 직접 지켜보고 계십니까? 어떤 말씀들을 좀 하십니까?

▼이국언 할머니들이 저한테 그랬습니다. 우리 정부는 왜 그러느냐. 우리 정부가 왜 이러느냐, 이런 얘기를 많이 하십니다.

◎범기영 우리 정부가 대체 왜 이러느냐. 돌아보면 이래요. 저희 일지 정리해놓은 게 있는데 한번 볼까요? 배상 판결이 나온 건 2018년입니다. 벌써 오래됐어요. 2018년 10월에 배상해야 한다는 결론을 이미 내렸고 그 뒤로 이제 그럼 배상을 하려면 돈을 마련해야 되는 거 아니에요? 그런데 움직임이 없으니까 상표권, 특허권, 국내에 있는 자산들 압류하는 절차가 진행이 됐고 그 뒤로 일본이 보복했고, 그다음에 쭉 이렇게 흘러왔습니다. 민관협의회가 구성돼서 논의를 시작했지만 지금 참여하지 않기로 하셨고요. 내일 일단 대법원이 일단 여기에서 마무리하고 현금화 시작한다, 이렇게 판단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십니까?

▼이국언 그걸 직접적으로 재판관이 아니고서 판단할 수 없기 때문에, 다만 저는 심리불속행 기각해야 된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이 사건은 복잡하고 상당히 긴 것 같지만, 사실은 아주 간단합니다. 쉽게 말해서 돈 갚아야 될 사람이 안 갚고 있는 것에 대해서 압류를 했는데 이것이 부당하냐 정당하냐고 하는 어떻게 보면 매우 단순한 논리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것을 더 지체해 가면서 본안 심리를 해야 될 이유가 없고, 특히나 이제 이 피해자들의 사정을 고려하면 90대 중반이시거든요. 지금 1년, 2년을 더 기다릴 상황이 아닙니다. 그래서 대법원이 좌고우면하지 말고 판결대로, 판결에 따른 그 채권을 집행하는 문제이니까 심리불속행 기각이 있으리라고 저는 기대합니다.

◎범기영 그러니까 정리하면 이렇잖아요?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은 이미 나와 있고 배상하기 위한 금원을 마련하는,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거냐, 이걸 논의하고 있는 거예요, 지금. 내일 대법원이 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이 와중에 외교부가 의견서를 제출했단 말이죠. 외교부가 재판부에 제출한, 대법원에 제출한 의견서, 오늘 오전에 공개한 내용을 지금 보고 있습니다. 이 내용은 어떻게 해석하고 계십니까?

▼이국언 직접적 표현을 안 썼을 뿐, 사실 담당 재판부에 이 판결을 보류해 달라고 하는 주문으로 그렇게 비춰집니다. 두 가지 근거를 들었습니다. 첫 번째는 일본과 외교적 여러 협의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이 상황을 좀 봐달라고 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민간협의회 활동이 지금 세 차례 열렸기 때문에 이에 대한 시간이 필요하다, 이런 얘기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두 가지 다 사실은 신빙성 없는 얘기입니다. 일본과 그동안 접촉이 있었지만, 그 어떠한 변화의 기미를 읽을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오히려 지금 우리 외교부의 외교 성과는 얼마 전에 근로정신대로 동원되신 정신영 할머니한테 후생연금 931원을 입금한 것.

◎범기영 99엔, 일본 돈으로요.

▼이국언 99엔. 이게 하나의 성과라고 볼 수 있겠고요. 그다음에 지금 민간협의회를 예로 들었습니다만 민간협의회는 지금 이 사건 당사자 측과는 무관한 외교부의 독자적인 활동일 뿐입니다. 그 협의회는 이 사건 당사자인 저희 지원 단체나 대리인은 처음부터 그 민간협의회 자체가 부정한 의도로 출범했다는 이유로 참가 자체를 한 적이 없습니다.

◎범기영 일부 지원 단체들은 참가하지 않았었어요?

▼이국언 그랬습니다. 그랬는데 그 일부 지원 단체마저도 지금은 외교부가 이 사건의 정당한 과정을 무시하고 대부분의 의견서를 낸 것을 계기로 해가지고 그나마 남아 있던 협의회마저도 탈퇴해서 사실은 지금 식물 협의회나 다름없는 상황이 됐습니다. 그러니까 사건 당사자조차 참여하지 않고 있는 그 민간협의회를 근거로 해가지고 판결을 늦춰달라거나 기다려 달라고 하는 것은 사실은 재판부가 사실을 오인하도록 하는, 그리고 참가하고 있지 않다고 하는 중요한 사실을 누락한 채 재판부에 그 의견서를 보냈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재판부에 혼동을 일으키도록 했던 의견서였다, 이렇게 보여집니다.

◎범기영 박진 외교부 장관이 오늘 국회 외통위 전체회의에 출석해서 대일 저자세 외교가 절대 아니다. 오히려 일본의 호응을 촉구하면서 일본을 견인하고 있다.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렇게 설명을 했는데 이 입장은 어떻게 보십니까?

▼이국언 노래를 잘하는지 못하는지는 노래 부른 사람이 평가하는 것이 아니고 그 노래를 듣는 사람이 평가하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 지금 모든 언론이 저자세 굴욕 외교였다고 그렇게 얘기를 하고 있지 않습니까? 심지어 일본 언론은 한국은 열심히 설명을 했고 일본은 듣기만 했다, 이런 평가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나 민간협의회 활동만 하더라도 그동안 일본이 부당하기 짝이 없는, 그러니까 대법원 판결 자체가 국제법 위반이고 그걸 시정을 해야 되고 그 해결책을 한국이 내라고 하는 이 주문에 따라서 지난 7월 달 박진 외교부 장관 일본 다녀오고 나서 처음으로 했던 조치가 대법원에 의견서를 보낸 것인데, 일본의 부당한 요구에 그대로 따라서 화답하듯이 이런 조치를 취했던 것, 이게 저자세 외교 아니면 그러면 이게 고자세 외교입니까?

◎범기영 그런데 어떻게든 이제 해결은 해가야 되고, 피해자와 지원 단체들은 그런 요구 계속했잖아요? 직접 우리가 일본 기업과 협상할 수 있게 해 달라, 그런 자리를 좀 만들어 달라, 이런 요구 계속해오셨는데, 만약에 그런 조치가 이루어진다면, 그런 자리가 생긴다면 현금화를 보류하는 데도 동의할 수 있습니까?

▼이국언 지금 돈을 갚아야 될 사람이 어떠한 지금 채권자한테 전제조건을 내세우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맞겠죠. 다만 미쓰비시가 정말 성실하고 진정성 있게 협의에 응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확인이 된다면 그 부분들은 충분히 검토해보겠습니다.

◎범기영 직접 협상을 계속 요구해왔는데 우리 외교부는 거기에 대한 답변을 어떻게 하고 있습니까?

▼이국언 외교부로부터는 가시적인 어떤 얘기를 들은 바가 없습니다.

◎범기영 전혀 없습니까?

▼이국언 없습니다.

◎범기영 지난달에 외교부 담당 국장 만나신 것으로 제가 전해 듣고 있는데, 그 뒤로 외교부의 고위 당국자가 추가로 면담을 요청하거나 뭔가 설명을 더 해오거나 이런 바도 없습니까?

▼이국언 최근에 면담 요청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소위 말해서 병 주고 약 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얼마 전에 사실은 대법원에 외교부가 의견서를 낸 것은 강제 집행 말고는 더 이상의 방법이 없는 90대 고령 피해 할머니들의 팔목을 꺾은 것입니다. 반대로 얘기하면 지금 전범 기업의 숨통을 틔워주고 오히려 피해자들의 손발을 묶은 것입니다. 일제로부터 해방되고 싶은 피해자들의 입을 봉하고 오히려 압류되어 있던 전범 기업을 해당시킨 그 결과입니다. 그러고 나서 대화를 하겠다? 만나겠다? 이게 지금 병 주고 약 주는 것 아닙니까?

◎범기영 피해자가 배제돼서 굉장히 논란이 컸던 위안부 합의 사례가 이미 있었고, 이 문제가 잘 풀리려면 피해자를 대리하고 계시니까 어떻게 돼야 된다고 보십니까? 짧게 정리해 주시면.

▼이국언 저는 할머니들의 말씀 속에 이 문제의 해법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성주 할머니께서 이런 얘기를 하셨습니다. 내가 미쓰비시에 끌려가서 일을 했는데 왜 한국이 그 돈을 준다고 하는 것이냐? 만약 미쓰비시가 그 돈을 못 준다고 한다면, 그러면 일본 정부가 줘야 된다. 그리고 양금자 할머니 올해 94세,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나의 마지막 소원은 사죄 한마디 듣고자 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 정부가 이것밖에 안 되는 것이냐. 저는 이 말 앞에서 과연 뭐라고 우리 정부는 얘기를 할 것인지.

◎범기영 사죄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일본의 책임 있는 사과. 마무리하죠. 이국언 이사장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국언 감사합니다.

◎범기영 저희 오늘 준비한 소식 여기까지고요. 저는 내일 다시 뵙겠습니다. 4시엔 사사건건.

최정근 기자 (jkchoi@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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