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복귀? 회식도 복귀되겠네요” 2030 직장인들 ‘한숨’

방역수칙 완화 조짐이 드러나면서 돌아올 회식 문화에 대한 2030세대 직장인들의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아시아경제 김정완 인턴기자] “곧 회식하자고 하겠네요.” , “벌써 머리가 아프네요.”

코로나19 대응 체계가 완화 기조를 보이면서 20~30대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벌써 회식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꼰대 같은 상사의 말을 계속 들어야 하는 것 자체가 괴로우며, 무엇보다 그 과정에서 코로나19에 확진되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3월부터 방역패스가 잠정 해제된 데 이어 코로나19 방역수칙은 점차 완화되고 있다. 지난 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정부는 이날 0시부터 식당·카페 등 11종의 시설, 감염 취약시설, 50인 이상의 모임·집회·행사 등에 대한 방역패스 적용을 중단했다. 이와 함께 코로나19 확진자 동거인도 백신 접종 여부와 상관없이 자가격리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다중 이용시설이나 행사 입장 시 QR코드를 인증하거나 음성확인서를 제시해야 하는 절차가 사라졌으며, 확진자 동거인 등 밀접 접촉자에겐 예방접종력과 관계없이 수동 감시가 적용됐다.

미접종자 동거인 역시 7일간 격리를 할 필요가 없어졌으며, 동거인 확진 직후와 격리해제 전에 받아야 했던 2번의 PCR(유전자증폭) 검사 의무도 사라졌다.

2030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코로나19 대응 완화 기조에 맞춰 회식 자리가 늘어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반면 4050 관리직급은 회식을 통한 소통도 중요하다는 반론도 내세운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벌써 스트레스 받는다” 20·30 직장인들 ‘회식 자제’ 당부

거리두기 완화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면서 2030 직장인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토로하기도 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심해지면서 재택근무를 해왔던 김모씨(27)는 “방역과 별개로 거리두기 완화가 썩 기쁘진 않다”며 다시 돌아올 회식 문화를 우려했다. 김씨는 “(재택근무 이전에) 회사 다닐 때는 일주일에 2~3번 회식 자리를 가졌다”며 “술을 좋아하지도 않는데 다시 퇴근하고 그 자리로 갈 모습을 상상하니 벌써 스트레스 받는다”고 말했다.

거리두기 확산 이후 꾸준히 헬스·필라테스를 다녔다고 전한 직장인 강모씨(30)는 “회식이 줄어서 퇴근 후 하고 싶던 운동을 더 많이 할 수 있었다”며 “퇴근 이후는 내 시간 아니냐. 기존에는 내 시간에 내가 하고 싶은 운동하기가 참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업무시간도 아니고 내 의지도 아닌데 2차, 3차까지 끌려다니는 술자리를 좋아하는 사람은 드물 것 같다”며 한숨을 쉬었다.

마케팅부에서 근무하고 있는 박모씨(28)는 “회식 문화 자체를 이해할 수 없다”며 “일상 복귀라는 말이 전혀 반갑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씨는 “상사가 근무 중에 화장실 가는 시간, 딴짓하는 시간을 업무에 필요한 시간으로 봐주듯이 회식도 협동을 위한 시간으로 이해하길 바란다고 하더라”라며 “그럼 ‘회식수당’을 줘야 하지 않겠느냐. 사람이 기계도 아니고 화장실 가거나 집중 못 하는 시간까지 끌어와서 합리적인 듯이 말하니 감정이 상한다”고 설명했다.

20·30은 코로나가 종식된 이후에도 회식 등은 자제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나타냈다. 지난해 6월 취업 플랫폼 잡코리아에 따르면 직장인 142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0∼30대의 경우 ‘코로나19가 종식되고 나서도 지금처럼 회식이나 워크숍을 자제했으면 한다’는 의견이 44.9%로 가장 많았다. 이어 ‘늦은 시간까지 음주가무 즐기는 것을 자제'(44.1%) 역시 두 번째로 많은 답변을 차지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반면 기성세대 직장인은 줄어든 회식에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직장생활 23년차에 들어선 김모씨(50)는 “정도가 심하면 안 되겠지만, 회식 자리에서 같이 일하는 팀끼리 회포를 푸는 과정으로 서로 의지가 된다고 생각한다”며 “개인적으로는 (거리두기가) 완화되어 부서원들과 소통하는 자리를 빨리 가지고 싶다”고 전했다.

한편 18일 중대본은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과 관련 “월요일(21일)부터는 사적모임 제한을 6인에서 8인으로 조정한다”고 밝혔다.

권덕철 중대본 1차장은 이날 중대본 회의 모두 발언에서 “2주간 사회적 거리두기를 새롭게 조정해야 하는 시점이지만, 오미크론 대유행과 의료대응 체계 부담, 유행 정점 예측의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대폭 완화는 우려가 크다”고 전했다.

인원수 외에 추가 완화 조치에 대해서는 정점 시기를 고려해야 한다며 ‘정점 이후 완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기일 중대본 제1통제관은 이날 코로나19 대응 정례브리핑에서 “앞으로 2주 동안 유행이 정점을 지날 것으로 예측한다”며 “정점이 확실히 꺾이고, 의료체계가 안정적으로 관리된다면 종합적으로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김정완 인턴기자 kjw1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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