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유능한 민주당’ 강조한 박홍근..키워드는 ‘현장’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서울경제]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 현장 중심 의정활동을 적극적으로 독려하고 지원하려고 한다.”

박홍근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는 지난 27일 오영환·이수진(비례) 신임 원내대변인 인선을 발표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의원 개개인의 현장 전문성을 최대한 살려 민생 중심의 의정활동을 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데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민주당 내에서 박홍근 신임 원내대표는 현장을 중시하는 의원으로 통한다. 최근 들어 이재명 대선 후보 비서실장과 을지로위원회(乙지키는민생실천위원회) 위원장 등의 이력으로 인해 ‘신(新)이재명계’, ‘투사’ 이미지가 강해졌지만 사실은 현장에서 끊임없는 소통을 통해 협상력을 발휘하는 인물이라고 박 원내대표를 잘 아는 사람들은 입을 모은다.

박 원내대표의 현장 협상력은 2017년 문재인 정부 여당의 첫 원내지도부 수석부대표를 맡으면서부터 인정받기 시작했다. 당시 원내대표였던 우원식 의원은 “원내대표를 하면서 가장 잘한 선택은 박홍근 의원을 원내수석으로 임명한 것”이라고 말할 정도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의 첫 대법원장 지명이었던 김명수 후보 인준은 박 원내대표의 협상력은 물론, 분석력까지 돋보였던 순간이었다. 박홍근 당시 원내수석은 여소야대 국면에서 본회의 통과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야당 의원들의 표심을 다섯 종류(확실·가능·보류·부정·불가)로 세분화했다. 이후 가능성이 있는 야당 의원들을 상대로 적극적인 설득 작업에 들어갔다. 우 의원은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그때 박홍근 수석이 분석한 표수 그대로 득표가 나왔다”고 회고했다.

이 같은 협상력은 을지로위원장 시절에도 이어졌다. 파인텍·전주택시 등 유독 고공농성과 인연이 있었던 박 원내대표는 시간이 날 때마다 현장을 찾아 노사 양측의 의견을 들었다. 어느 한쪽을 정의와 불의로 규정짓는 대신 서로의 ‘먹고 사는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하는 방향으로 협상을 진행했다. 당시 을지로위에서 활동했던 민주당 관계자는 “(박 원내대표는) 큰 의제를 던지기보다는 디테일하게 양측 모두를 챙기는 협상을 주로 진행했다”며 “이러한 협상력은 협치를 이끌어야 하는 원내대표 자리에서도 기대가 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제는 172석 거대야당을 이끌어야 하는 박 원내대표의 첫 번째 시험대는 검찰·언론·정치 등 개혁법안 협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개혁법안과 관련해선 당내 강경 세력이 목소리를 내고 있는 사안이지만 박 원내대표는 우선 사안을 여유 있게 검토하며 협상을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박 원내대표는 지난 27일 기자들과 만나 “주요 현안들은 내부적으로 의견수렴 과정을 밟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이르면 이번 주 중으로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첫 상견례를 가진 뒤 관련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한편 박 원내대표는 28일 원내부대표 발표를 끝으로 제3기 원내지도부 구성을 마무리했다. 박 원내대표는 원내지도부를 꾸리면서도 현장에 방점을 뒀다. 자영업자 출신의 이동주 의원을 민생부대표로 임명했고, 법률적 지원이 필요한 법률부대표에는 판사 출신인 최기상 의원을 배치했다. 당내외 화합과 국민 통합을 주력하기 위해 소통에 세 명(강민정·이장섭·이정문 의원)의 부대표를 배치한 점도 눈에 띈다. 청와대 대변인 출신인 고민정 의원을 전략부대표로 임명하면서 문재인 정부에서 인정을 받은 성과들에 대해선 적극적으로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오영환 원내대변인은 “박 원내대표는 민주당을 견제와 균형, 소통과 화합을 겸비한 제1당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정상훈 기자 sesang2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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