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비싸게 설치했는데..” 무쓸모 방역장비, 자영업자 ‘속 탄다’

QR코드 입장이 이뤄지는 모습    쿠키뉴스DB
“QR 인증 태블릿과 체온측정기 어떻게 하실 예정인가요”

태블릿 PC, 열화상 온도기 등 각종 방역물품을 장만했던 자영업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이달부터 방역패스 제도가 폐지되면서 애물단지로 전락한 탓이다. 정부의 방역지침 준수를 위해 비싼 가격을 주고 샀지만 중고 시장에 되팔기도 쉽지 않다는 것이 자영업자들의 호소다. 

28일 회원 99만명을 보유한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과거 QR출입 인증에 쓰였던 물품들의 처분이 어렵다고 하소연 하는 글들이 여럿 올라왔다.

한 자영업자는 “나라에서 하라니 군말없이 태블릿을 설치했었다”면서 “(QR체크 하려고) 거치대 포함해 비싸게 설치했는데, 이젠 게임이나 돌려야 하는가”라고 불만을 터트렸다. 

태블릿을 시계로 사용한다는 자영업자도 있었다. 그는 “QR 태블릿은 시계 애플리케이션(앱)을 다운 받아서 집에서 시계로 사용 중”이라며 “체온측정기는 창고에 있다”라고 토로했다.

자영업자 커뮤니티 캡처
비슷한 상황에 놓인 또 다른 자영업자 역시 “다들 공감하실 듯 하다. 태블릿 뿐 아니라 체온계도 여러개였다”라며 “가격은 왜 그리 비쌌는지”라고 씁쓸함을 드러냈다. 해당 게시글에는 “중고로 팔기도 어렵다”, “팔지도 버리지도 못한다”는 댓글들이 이어졌다.

현재 중고시장에는 상인들이 쓰던 방역물품이 구매가의 절반 이하로 거래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중고거래 앱 당근마켓에서도 태블릿PC나 스마트폰 단말기를 저렴하게 팔겠다는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외에도 자영업자들은 식당에 설치한 아크릴 가림판과 손소독제 등의 물품도 직접 사비를 들여 마련해왔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앞서 지난 1월 중소벤처기업부는 자영업자에 방역물품지원금을 지원하기도 했지만 업체당 최대 10만원에 그쳤다. 이에 방역 비용을 민간이 떠안은 것이라는 비판도 적지 않았다. 

자영업 단체들은 추가 손실 보상안이 나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코로나19 피해 자영업 총연합’은 지난 18일 성명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약속한 손실 보상 등 정책을 추진하지 않는다면 총동원 규탄대회를 열고 정부의 방역 정책에 불복종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전진 기자 ist1076@kukinews.com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