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 산불] 빨간 명찰이 까맣게 되도록..해병대, 진화에 온힘

산불 현장에 투입됐다가 까맣게 변한 최준서 해병대원 명찰 [해병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울진=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귀신도 잡고 산불도 잡고….

경북 울진에서 시작해 강원 삼척까지 번진 울진·삼척산불에서 해병대원이 진화에 앞장서 눈길을 끈다.

포항에 주둔한 해병대 1사단은 산불이 난 다음 날인 5일부터 신속기동부대원 약 900명, 차량 80여대, 등짐펌프 등 물자 2천500여점을 투입해 산불을 꺼 왔다.

전문 진화 인력이 아닌 만큼 주변에서 걱정스러운 눈길을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해병대는 특유의 체력과 정신력으로 이 같은 우려를 해소하고 각종 산불 현장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였다.

큰불을 잡는 것은 산림헬기 등 전문화된 헬기와 산불 진화에 특화된 산림청 소속 진화대원 등이 맡았다.

그러나 큰불 못지않게 산불 현장에서 중요한 것은 남은 불 정리와 뒷불 감시다.

특히 이번 산불영향구역이 2만㏊가 넘을 정도로 광범위한 곳에 산불이 번진 만큼 남은 불 끄기에는 많은 인력 투입이 필요했다.

해병대원들은 험준한 산악지형이 많은 울진 산불 현장에서 덕구리, 두천리, 상당리, 대흥리, 소광리 일대의 산을 거침없이 오르내리며 등짐펌프로 불을 끄고 곡괭이로 땅을 뒤집어 재발화하지 않도록 애를 썼다.

이 과정에서 일부 대원들은 가벼운 찰과상을 입기도 했지만, 오히려 ‘훈장’이라며 가볍게 넘겼다.

상당수 대원은 불이 난 산을 돌아다니느라 해병대를 상징하는 빨간 명찰이 까맣게 변했다.

그것마저도 하나의 추억이라고 여길 만큼 해병대원들의 사기는 절정에 달했다고 한다.

한 해병대원은 “큰 산불 현장에 투입돼 보탬이 됐다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해병대는 큰불이 꺼진 만큼 13일과 14일 사이에 철수할 예정이다.

해병대 관계자는 “해병대원은 합동소방지원팀으로 소방·산불진화인력과 함께 현장에 출동해 지원하는 임무를 수행했다”며 “앞으로도 해병대 신속기동부대는 재난 발생에 대비해 항상 투입할 수 있는 준비 태세를 갖추겠다”고 말했다.

울진 산불 현장에 투입된 해병대원 [해병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울진 산불 현장에 투입된 해병대원 [해병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울진 산불 현장에 투입된 해병대원 [해병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울진 산불 현장에 투입된 해병대원 [해병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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