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韓銀보다 더 비관적 전망 낸 정부 올 경제상황 매우 엄중하게 판단

성장률 2.6%·물가상승률 4.7%

새정부 ‘경제정책 방향’서 제시

낙관적으로 보던 예년과 차별화

정부가 한국은행보다 더 비관적인 올해 경제전망을 내놨다. 정부가 그만큼 올해 경제 상황을 매우 엄중하게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17일 정부의 ‘새 정부 경제정책 방향’에 따르면 정부가 내놓은 올해 경제전망 지표들 대부분이 한은의 전망치를 밑돌고 있다. 정부는 보고서에서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2.6%로 예상해 지난달 한은이 내놓은 전망치(2.7%)보다 비관적으로 내다봤다. 투자 전망 지표들도 한은보다 낮은 수준이다. 설비투자 전망치는 정부가 -3.0%, 한은이 -1.5%를 예상해 한은 전망치보다 1.5%포인트나 낮게 잡았다. 건설투자 역시 1.5% 감소할 것으로 예상해 한은 전망치(-0.5%)보다 안 좋을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는 “설비투자는 선행지표 둔화 등을 고려할 때 빠른 회복이 쉽지 않은 상황이며, 건설투자도 공급 차질 해소 여부가 관건이지만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한은은 “설비투자는 반도체 산업을 중심으로 완만한 회복 흐름을 나타낼 전망”이라고 했고, 건설투자에 대해서는 “글로벌 공급 차질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당분간 부진하겠으나 하반기에는 완만한 개선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가상승률도 정부가 4.7%로 예상해 한은(4.5%)보다 나쁘게 전망했다. 경상수지 흑자규모도 한은이 500억 달러를 예상한 반면, 정부는 이보다 50억 달러 줄어든 450억 달러가 될 것으로 관측했다. 민간소비 성장률은 3.7%로 양측의 전망치가 일치했다.

경제 정책을 수립하고 결과에 책임을 져야 하는 정부는 대체로 한은보다 경제를 낙관적으로 전망하는 경향이 있다. 2021년 경제를 전망했을 때를 보면, 정부(지난해 6월 전망)는 성장률을 4.2%로 전망해 한은(2021년 11월) 전망치인 4.0%보다 높게 예상했다. 설비투자도 한은(8.2%)보다 높은 8.7%를, 건설투자는 한은이 -0.7%를 전망했던 반면 정부는 1.2%의 성장세를 예상하기도 했다. 물가상승률도 한은이 2.3%를 예상했지만, 정부는 1.8%의 낮은 수준을 예상했다. 금융계 관계자는 “같은 상황이라면 경제 정책에 책임을 지고 있는 정부가 대체로 낙관적인 분위기를 이끌어 가는데, 올해는 정부 예상치가 오히려 더 비관적인 면에서 경제 상황을 정부가 얼마나 심각하게 보고 있는지를 추정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임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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