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공산’ 충북지사, ‘文복심’ 노영민 vs ‘충북의딸’ 이혜훈

[이데일리 김유성 이지은 기자] 1987년 개헌 이후 역대 대선에서 민심 풍향계 역할을 했던 충북 지역이 지방선거를 맞아 중앙 정치인들의 각축전이 될 전망이다. 3선 도지사인 이시종 지사가 이번 임기를 끝으로 물러나면서 국회 원내에서 활동했던 정치인들이 후임 도지사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충남 세종시에 밀렸다는 상대적인 박탈감과 함께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 중앙 거물급 정치인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충북 지역민들에게 퍼졌다는 해석이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노영민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충북지사 선거 등판이 유력하게 전망되는 가운데 국민의힘에서는 나경원 전 의원과 함께 이혜훈 전 의원이 유력 주자로 거론되고 있다. 이 전 의원은 서울 서초구 갑 지역에서 3선을 한 중진 의원이지만 ‘충북의 딸’로까지 불릴 정도로 지역민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우선 노영민 전 청와대비서실장은 충북 청주시 태생으로 17~19대 지역구 3선 국회의원을 했다. 지역구는 충북 청주시 흥덕구였다. 노 전 실장은 문재인 정부의 첫 주중대사로 부임했고, 청와대 비서실장 등도 역임했다. 충청북도가 낳은 거물 정치인 중 하나로 거론될 정도다.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사진=연합뉴스)
정치권 관계자는 “정치인들 사이에서는 충청권 강자로 노영민을 여기고 있다”면서 “충청인들 사이에서 ‘우리편’이라는 인식이 있고, 청와대비서실장, 주중대사, 3선 의원 등을 하다보니 거물이란 이미지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청와대 비서실장 재직 시절 다주택자로 주목받자 서초구 반포동에 있는 아파트를 남겨놓고 청주 집을 팔아 논란이 일었다. 충청북도 민심이 이 때문에 상당수 이반했다는 의견도 있다.

지난 11일 대선 패배 책임을 들어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노영민 전 비서실장을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출당해야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대선 패배의 책임을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 함께 문재인 정부 참모였던 노 전 실장에게 물은 것이다.

이에 이혜훈 전 국민의힘 의원이 동조하면서 관심을 끌기도 했다. 이 전 의원은 13일 “청산 대상으로 지목된 노영민 전 비서실장은 김두관 의원의 출당 요구에 답해야 한다”고 압박하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전 의원이 충북지사 출마를 염두에 두고 노 전 실장을 압박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 이 전 의원은 ‘충북의 딸’로 불리면서 지역 민심 잡기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의원은 서초구 갑에서 3선을 한 중진 의원이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개혁보수로 분류된다. 충북 지역에 대한 애정도 직접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이혜훈 전 의원.(사진=연합뉴스)
이 전 의원의 본가는 충북 지역으로 현역 의원 중에도 지역 예산 확보 등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유관순 열사 기념사업회를 맡아 활동을 하면서 유 열사의 서훈 등급을 기존 3등급에서 1등급으로 올리기도 했다.

이 전 의원 전에는 4선인 나경원 전 의원이 충북지사 후보로 거론됐다. 32대 충북도지사로 5선 의원인 정우택 의원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대선 기간 관심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나 전 의원은 지방선거 출마와 관련해 선을 긋는 분위기다. 이 때문에 충북지사는 물론 경기지사 출마도 고려하지 않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3선 이혜훈 전 의원 외에는 이종배 의원(3선), 경대수(재선), 오제세(4선) 전 의원 등이 충북도지사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국민의힘 한 전직 의원은 “행정 관료 출신 도지사가 쭉 충북 맡아왔다”면서 “지금 충북은 대전환이 필요하고 발상의 전환이 처음부터 모든 걸 바꾸는 발전 방향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행정 관료들이 빠져있는 인습 등의 매너리즘에서 벗어나야할 필요가 있다”면서 “정권이 교체된 지금이야말로 적기”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유성 (kys40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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