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전쟁 장기화에 늘어나는 무역보험 청구서..하루 1건꼴 접수

러시아 및 우크라이나와 교역하는 기업들이 대금을 받지 못하는 사고 건수가 급증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한국무역보험공사(무보)에 접수된 사고 건수는 30건에 육박한다. 전쟁이 장기화할수록 사고 건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무보가 지급해야 할 금액이 아직은 그리 크지 않아 기업 피해가 미미할 수 있다는 점 정도가 다행인 부분이다.

25일 무역보험공사에 따르면 러시아·우크라이나 관련 무역보험 사고는 이날 기준 28건이 접수됐다. 시간이 흐를수록 사고가 늘고 있다. 전쟁 발발(지난 달 26일) 시점부터 지난 13일까지 15일간 14건이 접수됐는데, 이후 12일 동안 14건이 추가로 접수됐다. 불과 한 달 사이에 지난해 연간 전체 무역보험 사고 건수(12건)보다 2.3배나 많은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피해 기업 대부분이 중소기업이다 보니 금액이 그리 큰 편은 아니다. 무보에 따르면 28건의 사고에 대해 지급하게 될 추정 보험금은 440만 달러(약 53억5000만원) 규모다. 무보 관계자는 “대부분 2년 만기 단기 수출 보험이고 중소기업이라 금액이 크지는 않은 편”이라고 말했다. 보험금은 사고 조사 이후 지급하게 된다. 중소기업 사정을 고려해 최대한 1개월 내 지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전쟁이 끝나지 않는 한 사고가 계속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문제다. 현재로선 보험금을 지급할 여력이 충분한 편이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사이트 알리오에 따르면 무보가 보유한 단기 무역 거래 지원 관련 순자산은 결산이 완료된 2020년 기준 7370억원 규모다. 하지만 사고 건수가 늘어나거나 보험금 규모가 큰 사고가 발생할 경우 그만큼 지급 능력이 깎여나간다.

그나마 무역보험에 가입한 기업들은 보험금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보험이 없는 이들은 구제받을 길이 막막하다. 피해 규모조차 산정이 쉽지 않다. 무보는 이 경우 수출 기업 스스로 구제 방안을 마련해 둬야 한다고 조언한다.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채권 회수 관련 서류와 채무 인정 서류 등을 사전에 확보해 둬야 한다는 제언이다. 아울러 상품을 수령했다는 의미의 인수 증명서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추후에라도 대금을 회수하려면 최소한의 필요 서류는 갖춰둬야 한다는 것이다. 무보 관계자는 “전쟁이 장기화하는 분위기여서 사고가 더 많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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