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울경 특별지자체’ 출범, 경남 지방선거 쟁점화 전망

지방선거 (PG) [홍소영 제작] 일러스트

(창원=연합뉴스) 황봉규 기자 = 부울경 특별지방자치단체 설치 근거가 되는 ‘부산울산경남특별연합 규약안'(이하 규약안)에 대한 행정예고가 지난 18일부터 시작된 가운데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부울경 특별지자체 출범이 경남지역 주요 이슈로 떠오를 전망이다.

22일 경남도에 따르면 내년 1월 1일 사무처리 개시를 목표로 특별지자체 명칭과 청사 소재지, 의원정수, 초광역사무, 특별지자체장 등의 내용을 담은 규약안을 내달 7일까지 행정예고한다.

쟁점이었던 청사 소재지는 ‘부산·울산·경남의 지리적 가운데로서 중심이 되는 지역’으로, 특별연합의회 의원정수는 전체 27명으로 부산·울산·경남 각 9명으로 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를 두고 경남도지사 예비후보로 등록한 이주영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최근 성명을 내고 “부울경특별연합 출범을 위한 규약안 행정예고를 중단하고 6·1 지방선거 후 새로 출범할 단체장과 의회로 넘기라”고 촉구했다.

이 후보는 “지방을 광역권으로 묶어 경쟁력을 높임으로써 수도권 집중과 지역소멸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메가시티 기본 취지에는 동의하지만 ‘옥상옥’의 새로운 기구를 설치하는 데 대해 의문이 든다”며 “부울경 메가시티는 자칫 부산권으로 빨려 들어가는 또다른 집중과 서부경남 등 또다른 지역의 소외 문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6일 열린 경남도의회 임시회 도정질문에서도 부울경 특별지자체 구성과 관련한 형평성 문제가 제기됐다.

국민의힘 예상원 의원은 “인구가 적은 울산도 (부산·울산과 같은) 특별연합의회 의원정수가 9명인데 이게 형평성이 맞나”며 “지방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으니 부울경 특별지자체는 그때까지 보류해서 새 지사가 오면 그때 판단해도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경남도의회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지난달 ‘부울경 특별지자체 졸속 추진을 반대한다’는 입장문을 내고 “시간에 쫓겨 급하게 추진한 나머지 시·도 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맞서면서 부울경 특별지자체 설치가 경남에 무슨 이익이 있는가 하는 무용론마저 제기된다”며 “출범 시기를 다소 늦추더라도 더 많은 사전준비로 추진하는 것이 순리다”고 주장한 바 있다.

전통적으로 보수세가 강한 부울경에서 국민의힘 지지도가 높은데다,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국민의힘 소속 후보들이 도지사와 도의원 선거 등에서 특별지자체 출범을 공론화할 태세다.

더욱이 부울경 특별지자체 문제는 청사 소재지를 유치하려는 기초지자체장 선거에도 쟁점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창원·김해·양산시가 청사 소재지 유치 의사를 공식 표명했고, 김해시의회는 청사 유치 결의안까지 채택했다.

이들 지자체 선거에 출마하려는 후보들이 청사 소재지 유치를 공약화하면 선거기간 주요 이슈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부울경 특별지방자치단체 설치 협약 지난해 7월 29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부울경 특별지방자치단체 합동추진단 개소식. [연합뉴스 자료사진]

하지만 부울경 3개 시·도는 규약안 행정예고 후 시·도의회 의결, 행정안전부 승인, 시·도 고시 절차를 거쳐 지방선거 이전에 부울경 특별연합 출범 절차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올해 연말까지 부울경 초광역권 발전 기본계획 수립, 특별연합 필수 조례·규칙 제정, 행정조직 구성 등 준비 절차를 거쳐 내년 1월 1일부터 본격 사무에 들어갈 계획이다.

지난 1월 25일부터 2월 5일까지 부울경 주민 2천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응답자의 86.4%가 부울경 메가시티 출범이 필요하다고 한 결과도 나온 바 있다.

그동안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도의원과 일부 시민단체도 지방선거 이전 부울경 특별지자체 조기 출범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하종목 경남도 기획조정실장은 “부울경 협력을 가속화하기 위해 정부의 법적제도 정비와 재정기반 마련 등 지원전략과 연계해 도의회의 적극적인 협력과 지원이 필요하다”며 “특별연합 규약안을 시·도의회에서 조속히 통과시켜 부울경 메가시티 조성을 위한 첫걸음을 무사히 디딜 수 있도록 적극적인 관심과 성원을 바란다”고 말해 부울경 특별지자체 출범 연기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b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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