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인터뷰]김봉곤 경기아트센터 무대감독 “무대감독은 무대 뒤 신호등”

김봉곤 경기아트센터 무대감독(사진=경기아트센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수원=뉴시스] 이병희 기자 = “공연이 시작하면 무대감독은 무대 뒤에서 신호등 역할을 합니다. 모든 상황을 면밀히 체크하고, 실시간으로 음향감독·기계감독·조명감독에게 신호를 주면서 공연을 진행하죠. 단 1초라도 늦으면 관객의 감동을 지킬 수 없기 때문에 공연의 모든 걸 꿰뚫고 있어야 해요.”

김봉곤 경기아트센터 무대기술팀 무대감독은 26일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무대감독의 역할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무대감독은 공연이 시작되면 무대 뒤에서 공연을 이끌어간다. 각 파트에 동작이나 진행을 하라는 신호뿐만 아니라, 무대 위 안전까지 책임진다.

▲기획공연 ‘랑데북’, ‘북앤무비’, ‘경기피아노페스티벌’, ‘더 클래식’, ‘브런치 콘서트’ ▲경기도무용단 ‘련’, ‘률’, ‘경합’, ‘태권무무 달하’, ‘황녀 이덕혜’, ‘천년의 유산’, ‘라스트 프린세스’ ▲경기도극단 ‘4번출구’ ▲경기필 ‘마스터 시리즈’ 등 수많은 경기아트센터 공연이 그의 손을 거쳐갔다.

김 감독은 “무대감독은 연출자를 도와 연출의 의도를 무대에서 실현될 수 있게 무대의 기술적인 문제를 해결한다. 또 현장의 지휘 책임자이기 때문에 공연 진행 전반적인 사항을 예술감독이나 연출가에게 인계 받은 뒤 공연을 실현시키는 역할을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실 무대감독의 책임은 아주 무겁다. 공연의 시작과 끝을 책임진다. 아무 사고 없이 공연이 끝나고 났을 때의 희열감을 말로 표현하지 못한다. 그래서 또 다시 시작하게 된다. 모든 작품이 백지 위에 처음부터 그려지듯 늘 새롭고 처음부터 시작하는 느낌”이라고도 했다.

김 감독은 다음 달 15~17일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선보이는 경기도무용단 ‘순수_더 클래식’에서도 무대의 신호등이 될 예정이다.

그는 “오랜만에 전통무용을 준비하는데, 클래식과 융합되어서 더욱 흥미로운 공연이 될 것 같다”라고 기대를 드러냈다.

이어 “전통 무용을 클래식 음악 위에서 표현할 예정이다. 클래식 악기는 다양한 층위의 음악이 가능한데, 여러 번의 리허설 통해 전통 무용과 클래식 악기의 시너지를 올릴 수 있도록 고민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가 한창 기승을 부리는 시기다. 모든 관객이 작품의 제목처럼 문화적인 치유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공연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김봉곤 경기아트센터 무대감독(사진=경기아트센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18년차 베테랑인 김 감독도 작품 앞에서는 여전히 긴장되고 떨린다. 그는 “처음에 연습 장면을 촬영하고 동영상을 보면서 장면 큐시트를 만든다. 그리고 공연이 오르기 전까지 반복적으로 동영상을 보면서 끝없이 익히고, 외운다. 다 외워야 돌발 상황에 대처 할 수가 있기 때문”이라고 그만의 공연 준비방법을 설명했다.

또 “무대감독은 때로는 즉흥적이어야 한다. 정해진 큐는 없다. 그때그때 템포를 조절하기도 하고, 완벽한 공연이 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판단하고 결정 내린다. 예를 들면 공연 중 관객 박수가 길어지면 공연의 템포를 조금 더 늘리기도 한다. 다음 장면을 천천히 시작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작품을 준비하면 잠도 잘 못 잔다. 매 순간 공연만 머릿속에 떠오른다. 자다가도 ‘이 세트는 이때 빠지는 게 좋을까’, ‘이럴 때는 조명 큐가 먼저 들어가야 분위기가 더 낫지 않을까’ 하고 생각한다. 그럴 때는 차라리 무대에 나와 있는 게 마음이 편한 날도 있다”라며 웃어보였다.

김 감독은 앞으로 해보고 싶은 작품을 묻는 질문에 “한국무용과 같은 우리나라의 궁중무용을 오리지널로 맡아보고 싶은 소망이 있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사실 우리 춤만큼 아름다운 게 없는 것 같다. 손짓 하나 하나에 귀품과 특별한 의미가 있고, 한복의 아름다움은 한국무용에서 독보적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안타까운 것은 우리 전통이 잊혀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전통 우리춤을 멋지게 한번 올려보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iamb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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