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노인 찾고 절도범 잡고..’매의 눈’ CCTV 요원들

인천시 강화군 통합관제실 [인천시 강화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인천=연합뉴스) 김상연 기자 = “모두가 잠든 시간에도 도시를 지키는 ‘매의 눈’은 쉴새 없이 움직입니다.”

지난달 9일 인천시 서구의 폐쇄회로(CC)TV 통합관제실. 한 배달원이 오토바이와 소지품을 둔 채 극단적인 선택을 암시하고 사라졌다는 내용의 112 신고가 이곳 관제실에 공유됐다.

당시 CCTV를 관찰하던 관제실 요원 5명의 눈동자와 카메라 화면을 넘기는 손가락은 분주해졌다.

잠시 후 사라진 배달원과 인상착의가 비슷한 행인이 석남동 한 길가를 배회하는 모습을 요원들이 포착해 곧바로 경찰에 알렸다. 아들을 마지막으로 보고 삶의 갈림길에서 망설이던 이 배달원은 출동한 경찰들과 지구대로 동행한 뒤 귀가 조치됐다.

인천의 10개 군·구에서 운영 중인 CCTV 통합관제실은 이처럼 사회 안전망을 유지하는 데 크고 작은 기여를 하고 있다.

인천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인천 관내에 설치된 CCTV 개수는 총 1만8천356대다. 이 중 10개 군·구와 송도·청라·영종국제도시를 관리하는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각각 청사 내 통합관제실을 설치해 운영 중이다.

이곳 관제실에서는 CCTV 요원들이 24시간 상주하며 모두 1만1천205곳의 카메라 1만8천198대를 감시·관찰한다. 나머지 158대는 인천소방본부나 시 재난상황과 등에서 담당하고 있다.

군·구별로 차이는 있지만, 보통 1개조에 3∼5명이 포함돼 교대근무를 하며 1인당 400개 안팎의 CCTV를 맡는다.

기간제 노동자로 채용된 관제실 요원은 보통 공무직 1호봉에 해당해 야간·휴일 근무수당을 합해 월 230만원의 박봉 속에도 임무에 충실하고 있다.

실제로 이들은 수많은 CCTV 화면 앞에서 각종 범죄와 재난을 예방하고 생명을 구하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연수구 관제실은 지난달 24일 오전 2시께 인천시 연수구 연수동 한 길거리에서 주차된 차량의 문손잡이를 당겨보며 금품을 훔치려던 30대를 목격해 경찰에 신고했다.

또 강화군 관제실은 지난 1월 3일 오후 8시 31분께 인천시 강화군 강화읍 한 도로에서 사람을 치고 도주하는 차량의 동선을 실시간으로 경찰과 공유해 뺑소니범 검거에 일조했다.

서구 관제실은 같은 달 23일 오후 8시 40분께 관내에서 실종된 80대 치매 노인이 검단사거리 방향으로 걸어가는 모습을 발견해 안전한 귀가를 돕기도 했다.

서구 관계자는 “관제실 직원 채용 시 정보통신 관련 자격증을 요구해 전문성을 높이고 있다”며 “365일, 24시간 가동되는 통합관제실에서 대부분 요원이 범죄와 사고 예방에 힘쓰며 사회 안전을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goodluc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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