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수입 식용유·밀가루 연말까지 관세 0%

30일 서울의 한 전통시장 정육점에 외국산 돼지고기가 진열돼 있다. 정부는 ‘금겹살’로 불릴 만큼 치솟는 돼지고기 값을 낮추기 위해 수입 물량에 대한 관세(현행 22.5~25%)를 연말까지 0%로 낮추기로 했다. /연합뉴스

정부가 30일 발표한 민생 안정 대책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밥상 물가’를 끌어내리기 위한 각종 대책이다. 즉시 효과를 낼 수 있는 대책은 수입 관세나 부가가치세 등 식품과 식재료에 붙는 세금을 덜어내서 가격을 내리도록 만드는 것이다. 정부가 세금을 덜 매길 테니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소비자 가격을 낮추라는 방식이다.

정부는 수입 돼지고기 5만톤에 대해 연말까지 할당관세 0%를 적용한다. 현재 22.5~25%인 수입 돼지고기 관세가 한시적으로 사라지는 것이다. 정부는 최대 18.4~20%의 원가 인하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돼지고기 1000달러어치를 수입한다고 가정했을 때(환율 1250원 기준), 156만3000원이 들었는데 125만원으로 31만3000원 떨어진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가격이 폭등한 식용유(대두유·해바라기씨유)와 밀·밀가루를 비롯해 사료용 뿌리채소류, 계란 가공품 등 6개 식품 원료에도 다음 달부터 연말까지 0% 관세를 적용하기로 했다.

30일 오후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관계자가 돼지고기를 정리하고 있다. /뉴스1

부가가치세를 면제하는 방식도 있다. 정부는 커피·코코아 원두를 수입할 때 내는 부가가치세(10%)를 내년 말까지 한시 면제한다. 브라질 등 주요 원두 산지의 작황 부진으로 작년 하반기부터 원두 가격 오름세가 이어진 데 따른 조치다. 수입 시 관세 0~8%만 적용돼 커피 원두 원가를 약 9% 낮추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병·캔 등에 포장된 가공식료품(김치·장·젓갈류 등)의 부가가치세도 내년 말까지 면제한다. 지난달 김치, 된장 가격이 1년 전보다 각각 10.6%, 16.3% 뛰었는데 이 같은 식료품값 상승세가 가공식품으로 번지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오는 6~7월 시행을 목표로 부가가치세법 시행규칙 개정을 추진한다.

소비자 장바구니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직접 지원도 일부 포함됐다. 정부는 예산 600억원을 투입해 농축수산물 할인 쿠폰(1인당 1만원, 최대 20% 할인)을 지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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