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서 토리 분변 치우고 통의동에서는 ‘맛잘알’..尹당선인 ‘B컷’

19일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제20대 대선 당선증을 받은 지 열흘째 되는 날이다. 윤 당선인은 당선 직후부터 국민들에게 친근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반려견 ‘토리’와 한강을 산책하면서 직접 분변을 치웠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차려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길을 걸으면서 방문할 맛집을 손꼽기도 했다.

◇당선 후 첫 주말, ‘퍼스트독’ 토리와 함께

윤 당선인은 당선 후 첫 주말 중 짬을 내 지난 13일 ‘퍼스트독’이 될 반려견 ‘토리’와 함께했다. 윤 당선인은 서울 서초동 자택에서 아니 김건희씨와 함께 반려견 4마리와 반려묘 3마리를 키우고 있다. 토리는 윤 당선인이 2012년 유기견 보호단체에서 입양했다. 교통사고로 뒷다리를 다쳐 안락사 권유까지 받았지만, 17번의 수술을 받은 끝에 건강을 회복했다.

국민의힘은 윤 당선인이 토리와 한강공원을 산책하는 영상과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한 장에는 토리가 잔디 위에 용변을 보자 윤 당선인이 분변을 직접 치우는 장면도 담겼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3일 서울 한강공원에서 반려견 토리와 산책하고 있다. /국민의힘 제공

◇남대문시장에서 꼬리곰탕 먹으면서 냉면집 떠올려

윤 당선인은 지난 14일 당선 후 첫 공개일정으로 남대문시장을 방문했다. 지난해 11월 남대문시장 상인연합회 간담회에서 ‘당선이 되면 다시 오겠다’고 했는데, 이를 지킨 것이다.

상인들과 오찬은 남대문시장의 유명 꼬리곰탕집 ‘진주집’에서 했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1955년 설립된 노포 진주집”이라고 설명했다. 윤 당선인이 왼쪽에 앉은 상인의 꼬리곰탕에 후추를 뿌려주는 모습도 카메라에 포착됐다. 그는 “저처럼 보다 많은 국민께서 시장을 즐겨 찾으실 수 있도록 전통시장 홍보대사로 나서겠다”고도 했다.

그런데 주목을 받은 발언은 따로 있다. 윤 당선인은 상인들과 꼬리곰탕을 함께 먹으면서 “서울에 살면서 자주 찾은 남대문시장 2층 냉면집 추억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이곳은 ‘부원면옥’으로 보인다. 평양냉면과 닭무침, 빈대떡이 유명한 곳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4일 당선 이후 첫 외부 공식일정으로 서울 남대문 시장을 찾아 상인회 회장단과 간담회를 마친 뒤 식당에서 함께 식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당선인은 지난 15일에는 대형 산불이 났었던 경북 울진을 찾아 ‘점 찍어뒀던’ 중식당을 찾기도 했다. 화재 당시 소방관과 산불진압 인원들에게 무료로 식사를 제공한 ‘신신짬뽕’이다. 윤 당선인은 이곳에서 점심 식사를 한 이유에 대해 “고맙고 감사해서”라고 밝혔다.

◇”내가 한번 같이 먹을 식당이 10분 만에 10곳 눈에 띈다” 후 연이어 방문

윤 당선인은 인수위 사무실이 마련된 통의동에서 본격적으로 출근하기 시작하면서 ‘맛집’ 파악도 끝냈다. 지난 16일 윤 당선인은 안철수 위원장, 권영세 부위원장, 원희룡 기획위원장, 장제원 비서실장, 서일준 행정실장과 함께 인수위 사무실과 거의 붙어 있는 식당 ‘뚱낙원’에서 ‘김치찌개’ 오찬을 했다. 김 대변인은 “인수위 운영과 향후 국정 기조를 같이 논의하는 과정에서 회의가 근처 김치찌개 식당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윤 당선인은 안 위원장, 권 부위원장과 한 식탁에서 밥을 먹었는데, 국자를 잡고 김치찌개를 그릇에 덜어줬다. 윤 당선인이 김치찌개를 퍼주자 안 위원장이 함박 웃음을 짓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계란말이도 시켰는데, 그릇의 위치가 안 위원장·권 부위원장 쪽에 더 가까웠다.

(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6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집무실 인근 음식점에서 인수위 지도부와 함께 점심식사로 김치찌개를 먹고 있다. (윤석열 당선인측 제공) 2022.3.16/뉴스1

20분간 식사를 마치고 나온 윤 당선인은 집무실로 바로 복귀하지 않고, “걸어서 가자”며 일행과 함께 통의동을 한 바퀴 돌았다. 거리는 1㎞정도였다. 점심 식사를 하러 나왔다가 당선인을 마주친 시민들과 셀카를 찍거나, 유모차에 앉아 산책 나온 아이와 악수를 하기도 했다.

그런데 윤 당선인은 ‘맛집’도 놓치지 않았다. 윤 당선인은 산책을 하면서 “내가 한번 같이 먹을 식당이 10분 만에 열 곳이 눈에 띈다”고 했다.

그 뒤 실제로 윤 당선인은 산책을 했던 범위 안에서 매일 점심 식사를 하고 있다. 17일에는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김병준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장, 박주선 취임식준비위원장과 이탈리안 레스토랑 ‘H라운지’에서 ‘피자 오찬’을 했다. 인수위 사무실에서 직선거리로 100m쯤 떨어져 있다. 김 대변인은 “윤 당선인은 오찬 내내 샐러드에서 피자까지 원로분들께 직접 음식을 나눠드리며 모시고자 했다”며 “혼밥 안 하는 윤 당선인이 함께 건네는 따뜻한 밥이 새 정부의 훈훈하고 유쾌한 변화로 기억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7일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김병준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장, 박주선 취임식준비위원장과 함께 서울 종로구 통의동의 이탈리안 레스토랑 ‘H라운지’에서 오찬을 하고 있다. /국민의힘 제공

윤 당선인은 18일에는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김기현 원내대표, 정진석 국회 부의장과 평양냉면집 ‘봉피양’에서 오찬을 했다. 인수위 사무실에서 직선거리로 150m쯤 떨어져 있다. 식사 후 역시 걸어서 산책을 하며 시민들과 만났다.

윤 당선인이 ‘맛잘알’(맛을 잘 아는 사람)의 면모를 보이는 동안, 윤 당선인 측에서는 다소 경계의 목소리도 나왔다. 김 대변인은 지난 16일 오전 브리핑에서 한 기자가 ‘윤 당선인이 대통령(실) 슬림화를 강조했다’고 하자, 웃으면서 “대통령 슬림화라는 것은 물리적인 슬림화를 말씀하시는 건가요”라고 되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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