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발 멀어진 ‘위드 코로나’..정점은 언제[사회in]

[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지속적으로 완화하던 거리두기에 제동이 걸렸다. 방역당국은 이번 거리두기 조정에서 사적모임 인원제한만 6명에서 8명으로 확대하며 사실상 ‘잠시 멈춤’을 선택했다. 지난 5일 영업시간 제한을 11시까지로 소폭 완화하며 다음 거리두기부터 본격적인 완화를 시사한 것에서 한 발 물러선 모습이다. 정부가 예측한 코로나19 정점 수치도 이미 크게 넘어서면서 정점 시기와 규모를 예측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60만명대를 기록한 17일 오후 코로나19 전담병원인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 감염병 전문 응급센터에서 환자 이송을 마친 119 구급대원들이 장비를 정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지난 17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62만1328명으로 사상 최다치를 기록했다. 동네 병·의원에서 진행하는 신속항원검사 양성도 최종 확진자로 인정되면서 숨어있던 확진자들이 수치로 나타난 것이다. 여기에 자가진단키트에서 두 줄이 나왔더라도 유전자증폭(PCR) 검사·신속항원검사를 기피해 확진 판정을 받지 않은 ‘샤이 오미크론’까지 고려하면 숨은 확진자 수는 이보다 많을 것으로 예측된다.

그동안 점차 거리두기 완화를 결정하며 방역지침을 조정해 온 정부도 잠시 주춤한 모양새다. 방역당국은 21일부터 2주 동안 사적모임 제한 인원을 6인에서 8인으로 완화하고 영업시간 제한은 그대로 저녁 11시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방역지침에선 영업시간 제한이 시민들의 방역 심리에 큰 영향을 끼치는 만큼 이전 거리두기와 큰 차이는 없는 셈이다.

이달 중순쯤 26만~27만명으로 정점을 찍을 것이란 정부의 예측도 모두 빗나간데다 ‘스텔스 오미크론’ 변수도 등장하면서 코로나19 상황은 안갯속이다. 스텔스 오미크론은 오미크론과 스텔스 오미크론이 결합한 변이 바이러스로 기존 오미크론보다 전파력이 30%가량 더 세다. 국내 점유율도 꾸준히 늘면서 26.3%로 집계됐다.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통제관은 “유행의 정점을 예측하고 있지만, 사실상 정점은 정점이 지난 후에야 후행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며 “전문가 예측에 따라 지난 12일부터 오는 22일 사이에 정점을 지나고, 23일 이후엔 점차 감소세가 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사망자와 위중증 환자 수도 점차 늘고 있다는 점에서 방역당국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한의사협회 코로나19전문대책위원회는 “현재 사회기능이 마비되고 보건소 및 의료기관의 재택치료 관리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코로나19 방역 완화정책은 당분간 강화가 필요하다.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한시적인 방역완화 중지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조민정 (jju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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